허칭롄(何淸漣 재미 경제학자)
[SOH] 미국의 대선과 총선 그리고 10년에 한번씩 새 지도부를 구성하는 중공의 18차 당대회(18대)가 거의 동시에 열렸다.
중공 정권은 중국의 정치가 인민의 절대다수를 위한 사회주의 국가인 반면 미국 자본주의체재는 대자본가 계급과 부자들을 선호하는 돈 중심의 선거라고 선전해왔다.
그러나 이번 18대의 구성은 다른 이야기를 한다. 바로 18대는 권력과 돈의 연합이다.
관영 신화사는 최근 ‘홍색 기업가’라는 제목의 중국경제주간(中国经济周刊) 기사를 전재했다. 기사는 불완전한 통계에 따르면 2,270명의 당 대표들 가운데 145명이 국영기업, 은행, 금융기관 그리고 각 성시(省市) 민간기업의 회장이라고 전했다.
미국 블룸버그는 지난 2월 ‘중국의 억만장자 인민대표대회가 미국 의회를 가난뱅이처럼 보이게 한다’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중국의 부를 추적하는 후룬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 3월 5일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가장 부유한 대표 70명의 순자산이 지난해 5,658억위안(약 99조원)까지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는 미국정부 최고위 공직자 660명 모두의 순자산을 합친 75억달러(약 8조천억원)와 비교된다.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 떠도는 소식을 통해 중국인들은 두 국가에서 치러진 있는 선거에 대한 잔인한 현실, 즉. 미국은 중국이 주장하는 것보다 더 사회주의 같은 반면 중국은 패거리 자본주의 라는 것을 깨닫는다.
미국에서 부자들의 부는 주로 개인적인 능력에 따른 것이다. 빌 게이츠는 컴퓨터 산업에서 성공한 사업가다. 국제적으로 유명한 투자가 조지 소로스는 헝가리 이민자다. 매년 1달러라는 상징적인 연봉을 받아들인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시장직을 맡기 전 이미 미디어 제국을 세웠다. 이들은 미국 사회체제의 장점을 보여준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부가 막후에서 권력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고 정치권력은 재력가를 만드는 마법의 지팡이가 된다. 중국에서 권력의 시장화는 특징이 있는데, 권력은 부를 얻기 위해 시장에 의존하고 이 둘은 긴밀히 작동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 가장 편리한 방법은 한 가족이 이 두 개를 모두 갖는 것으로, 가장은 정부에서 일하고 부인, 자녀, 형제자매는 가장이 지닌 권력을 이용해 사업체를 운영하는 것이다.
중국에서 부의 축제는 1990년대에 시작되었다. 현재 전기, 석유, 부동산, 주식, 금융부문 등 모든 영역에서 이 붉은 귀족들을 볼 수 있다. 인터넷에 떠도는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200여 정치가문이 중국의 부를 독점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위키리크스가 유출한 외교전문에 따르면, 리펑 전 총리와 그의 가족은 모두 전력계통의 이권을 통제했고, 정치국 위원이자 정법위 서기 저우융캉과 그의 일당은 석유이권을 통제했으며, 원자바오 총리의 부인은 중국 귀금속 분야를 통제했다. 국무원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산하 130개 이상의 국영기업들은 가족 중에 관리가 있는 사람들에 의해 경영 및 관리되고 있다.
사실 오늘날 중국에서 가장 큰 문제는 빈부격차가 아니라 오래 전부터 국가의 부가 체제 내부자들에게 인질로 잡혀있다는 것이다. 이들 ‘홍색 기업가들’이 향후 중국 경제정책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세력이 될 것이란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들, 특히 국가경제와 인민들 생활에 필수적인 분야의 일부 독점산업 수장들은 정책결정에 참여할 것이다. 예를 들어, 석유, 전기, 석탄, 화학산업 출신 당대표들의 의지는 쉽게 국가산업과 사회정책으로 바뀔 수 있다.
마오쩌둥 이후 중공은 일당 독재 통치하에서 부의 분배를 어떻게 설명할지 심사숙고 해왔으며, 권력과 돈의 결합이라는 현실은 중공을 곤란하게 했다. 그러나 장쩌민의 소위 ‘3개 대표론’은 이런 이론적 딜레마에서 중공을 자유롭게 했다. 그것은 노동자, 소작농, 군인의 3개 혁명계급을 대표하는 것에서 3개 핵심 이익: (경제엘리트, 도시중산층, 지식인 및 고급기술전문가들을 향한) 선진사회 생산력, 선진문화 발전 그리고 대다수 인민의 이익을 대표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3개 대표론’의 도입은 중공에게 새로운 사회토대를 세울 합법성을 제공했고, 이후 중공은 경제엘리트 (또는 자본가)의 입당을 독려하는 새로운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경제 엘리트들을 산업 및 상업협회라는 방식으로 제도권과 결합함으로써 잠재적인 도전 정치세력을 제거하는 것이다.
미국의 정치과학자 사무엘 헌팅턴에 따르면 독재정권을 위협하는 주요 요소 가운데 하나는 ‘자율적인 경제력 소스를 가진 새로운 단체의 발흥, 즉, 독립적인 부와 산업 중산층의 발달이 가져온 엘리트의 다양화’이다.
권력의 시장화와 결합된 국가자원 독점은 중국관리들을 ‘왕을 세울’ 능력자로 변화시켰다.
이제 중공은 당대회와 전국인민대표대회, 정협전국위원회를 정치 엘리트들과 부자가 만나는 제도화된 기회로 변모시켰다. 이를 통해 경제 엘리트들에 의한 잠재적 위협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고 ‘엘리트 공화제’를 달성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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