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라면은 노란 냄비에 끓여 먹어야 제 맛”이라는 속설이 있다. 어떤 음식이든 일단은 ‘맛’이 중요하지만 그 음식이 담기는 그릇도 맛을 배가 시키는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한다.
기자의 경험으로도 라면은 양은(알루미늄)으로 된 낸 냄비나 양푼에 끓여진 것이 더 맛있다. 하지만 냄비의 재질에 대해선 왠지 모를 석연치 않은 찝찝함이 있었다.
양은 또는 알루미늄 냄비는 가볍고 열전도가 빠르지만 쉽게 녹슬지 않아 조리용으로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조리시 이 냄비에서 배출되는 알루미늄(Al)은 섭취 후 체외로 잘 배출되지 않고 체내에 쌓인다. 특히 산도나 염분이 높은 음식을 이 냄비에 조리할 경우, 식품 속에 녹아드는 알루미늄 양이 더 많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금속인 알루미늄은 극소량이라도 체내에 쌓일 경우, 뇌와 신장의 기능 저하를 비롯해 피로와 두통, 구토, 설사와 같은 가벼운 증상부터 골다공증, 갑상선 기능저하, 기능항진, 칼륨대사 장애, 알츠하이머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신진대사와 에너지순환을 방해해 장기적으로 면역세포를 파괴할 수 있다.
지난 28일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이 시중에서 판매 중인 56개의 알루미늄 조리기구(냄비류)를 대상으로 음식물 조리 시 나오는 알루미늄 용출량을 조사한 결과, 총 47개의 냄비(83%)에서 최대 115.21mg/L의 알루미늄이 검출됐다.
알루미늄 용출량은 조리되는 음식의 산도와 염분에 따라 달랐으며, 라면이나 찌개 등 산도나 염분이 높을수록 식품으로 스며드는 알루미늄이 많았다. 반면 설렁탕과 같이 산도나 염분이 강하지 않은 식품에서는 알루미늄이 나오지 않았다.
알루미늄 냄비는 가볍고 열전도율이 높아 많이 애용되지만, 라면이나 찌개 등 산도나 염분이 강한 음식 등은 가급적 조리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냄비를 구매할 경우에는 사용하기 전 물을 넣고 한 번 끓이면 냄비에 코팅된 산화알루미늄 피막을 좀 더 견고하게 할 수 있다.
한지연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