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사람들은 건강한 삶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한다. 몸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고 적당한 운동을 하며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도록 다양한 취미 활동 등에 관심을 기울인다.
자신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고 행복하기 위해 돈과 시가 등 많은 것을 투자한다. 사람들은 또한 장수(長壽)를 원한다.
건강한 장수를 위해 많은 것을 투자하는 이들에게는 좀 의아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절약하는 생활’이 장수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가 있다.
검소와 절제를 바탕으로 하는 절약의 생활이 어떻게 긴 수명을 보장할 수 있는 것일까?
이에 관한 고대 일화를 소개한다.
남송 대신 사호(史浩, 1106년~1194년)는 송효종(宋孝宗)의 동궁(東宮) 교사였고, 관직은 승상까지 했으며 위국공(魏國公)에 봉해지고 89세까지 살았다.
사호 승상이 과거에 급제했을 때는 마흔 살이었고 그의 집안은 무척 가난했다. 어느 섣달 그믐날 밤, 온갖 정성을 다해 조상님께 올릴 음식을 마련해 제사를 마친 후 그는 곧 잠이 들었다. 그런데 잠결에 두 명의 황궁 귀인이 말을 타고 와서 재촉하며 그를 불렀다. 사호는 그들을 따라 큰 대전으로 갔다.
제왕의 모습을 한 사람이 한가운데 앉아 있고 좌우 양옆에 의상이 화려하고 의용이 단정한 시종이 서 있었는데 성지를 받든 시종들이 와서 말씀을 전했다. 사호에게 금기(金器)와 은기를 합쳐 모두 사백칠십 점을 하사한다고 했다. 사호는 당황하고 또 놀라 감히 받지 못했다. 두 명의 청의가 사호의 팔을 잡아끌고 왕 앞에 앉혔다. 사호는 그제야 무릎을 꿇고 왕에게 절을 하고 물러났다.
두 명의 귀인이 다시 그를 데리고 되돌아가는 길에 큰 강을 건너고, 하교에 오르자마자 발을 헛디뎌 강에 떨어지는 꿈이었다. 사호는 꿈속의 일을 아내에게 들려줬다.
아내는 웃으며 "어제 밤은 그믐이라 중요한 명절인데도 우리집은 술 한잔, 고기 한 점 없이 한해를 보냈어요. 그렇게 많은 금은보화가 우리에게 어떻게 있을 수 있겠어요? 귀신이 당신을 놀리려고 장난을 친 것이겠지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사호는 송고종 소흥 29년(서기 1159년)에 이르러 비서랑(祕書郎)에서 사봉랑(司封郎)으로 승진해 건왕의 선생이 됐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나 송 고종이 물러나고 건왕이 즉위(송효종)하자 송효종은 사호를 승상으로 봉했다. 그 후 사승상은 30여 년 동안 크게 부유하게 살았는데 그동안 받은 상은 사백칠십 점으로 마침 꿈에서 받은 금은기의 수와 같았다. 그만큼 복록은 정해져 있는 것이다.
한 사람의 운명적인 복록이 바닥나면 그의 수명도 끝난다는 예를 하나 더 들겠다.
즉 자신의 재물을 낭비하는 것은 자신의 복을 낭비하는 것으로 지나친 사치로 그것을 탕진한다면 그의 수명도 일찍 끝날 수 있다는 것이다.
강희제 당시 석태성을 다스리던 황이흔은 친구인 린 씨와 사이가 좋았다. 후에 린 씨는 세상을 떠나 석태의 토지신이 됐다. 비록 한 사람은 이승, 다른 사람은 저승에 있지만 이들은 밤이되면 과거처럼 친밀하게 지냈다.
한 번은 토지신이 왕 씨에게 “너의 집에 재난이 있을 것인데, 내가 알려주지 않을 수가 없다. 하지만 너에게 알려주고 나면 나는 하늘의 벌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야"라고 말했다.
왕 씨가 궁금해하며 거듭 캐묻자 토지신은 왕 씨의 어머니가 벼락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왕 씨는 놀라서 울부짖으며 토지신에게 도움을 청했다.
토지신은 "전생에 빚은 업보를 미천한 내가 어떻게 구원할 수 있겠느냐"라고 말했다.
왕 씨가 울며불며 청하자 토지신은 “유일한 방법은 당신 어머니가 평소 먹는 것과 마시는 것의 10배나 되는 분량을 준비해 마구 낭비해 어머니가 받은 복록을 다 누리고 죽으면 천수(天壽)를 다할 것이다. 그때는 낙뢰의 신이 온다 해도 더 이상 손쓸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왕 씨는 토지신의 말대로 했다. 그의 어머니는 과연 몇 년을 살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3년이 지나 비가 오고 낙뢰의 신이 정말 찾아왔다. 전광이 관을 감돌아 반짝이고 방 안에는 유황이 가득했지만 결국 내려치지 않고 지붕을 뚫고 날아갔다.
중국에서는 경제 개방 이후 경제 급성장으로 중국인들 사이에 해외여행이 일상화됐다. 특히 명절 연휴에 중국 본토 관광객들은 해외에서 사치품을 마구 쓸어버리고 씀씀이가 헤프며 돈을 물 쓰듯 한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연일 경기 불황을 토로하지만 공항은 늘 해외로 떠나는 이들로 북적이는 ‘소비가 미덕인 시대’에 살고 있다.
억만장자의 운명으로 태어났다면 사치품을 사는 것은 당연히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저 평범한 운명으로 태어나 어떤 기회로 부자가 됐다면 운명 중의 복과는 다르다.
모든 사람은 타고난 복록이 정해져 있어서 만약 한 사람이 너무 일찍 자신의 운명에 맞는 복록을 다 누린다면, 곧 요절하게 된다. 돈을 마구 쓰는 것은 실로 목숨을 소모하는 것과 같은 것으로 자신의 수명을 앞당길 수 있다.
그저 평범한 운명으로 태어난 사람이 손이 크고 돈을 물 쓰듯 하면 자신의 운명에 정해진 돈을 미리 써버리고 일찍 수명을 다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한 인생에 가져온 복록이 총 5백만 원으로 원래 70세까지 살 수 있었는데, 어떤 기회나 관계로 300만 원을 한꺼번에 받았고, 몇 년 안에 그것을 다 써버렸다. 그 나머지 2백만 원은 그가 70세가 될 때까지 지탱하기에는 충분치 않다. 그가 이 200만 원을 다 써버린 후에는 비록 그가 겨우 40~50세일지라도 명중의 복록을 이미 다 써버렸기 때문에 요절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절약은 미덕일 뿐 아니라 확실한 장수하는 방법이다. 그것은 복을 아끼고 운명의 복덕을 소중히 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절약하는 사람이 더 오래 살 수 있게 한다.
권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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