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용하는 개인 컴퓨터에서 내 컴퓨터 혹은 '내 PC'에 들어가면 현재 컴퓨터의 용량이 얼마인지 각 드라이브에 쓰여 있다.
C 드라이브부터 시작해서 파티션을 나눴거나 추가 하드나 SSD(저장장치)가 있는 경우 D 드라이브, E 드라이브로 표시돼 있다.
여기에 USB나 외장하드를 연결할 경우 F 드라이브, G 드라이브처럼 알파벳 순서로 드라이브가 점점 늘어나게 된다.
이런 순서대로 라면 왜 A 드라이브부터 시작하지 않고 C 드라이부부터 시작하는 것일까?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것과 같은 형태를 가진 최초의 컴퓨터는 IBM에서 1981년에 만든 IBM PC 5150로 알려져 있다.
당시에는 SSD는 없었고 하드 디스크는 너무 비쌌기 때문에 개인용 컴퓨터에는 저장 용량이 1NB 정도 밖에 안 되는 5.25인치나 3.5인치 플로피 디스크를 사용했다.
IBM PC 5150에는 이런 플로피 디스크를 삽입할 수 있는 드라이브가 2개 있었다.
첫 번째 드라이브에는 컴퓨터를 정상적으로 부팅할 수 있는 운영체제가 담긴 플로피 디스크를 두 번째 드라이브에는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담긴 플로피 디스크를 각각 삽입했다.
이때 첫 번째 드라이브를 A 드라이브로, 두 번째 드라이브를 B 드라이브로 정했다.
이후 기술이 발전해 하드 디스크의 가격이 떨어지게 되었고, 1983년에 나온 5150의 다음 시리즈인 5160은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를 하나 없애고 무려 10MB의 용량을 가진 하드 디스크를 삽입할 수 있는 드라이브를 하나 만들어서 출시했다.
이때 컴퓨터의 드라이브는 두 개였지만 플로피 디스크가 A 드라이브, B드라이브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전 버전과 호환을 위해서 세 번째 드라이브라고 할 수 있는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를 C 드라이브로 정했다.
시간이 흘러 하드 디스크의 용량이 늘어나고 CD나 USB가 등장하면서 플로피 디스크를 쓸 일이 없어지자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가 없는 컴퓨터가 출시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A, B 드라이브 자리가 비게 되고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가 첫 번째 드라이브가 되었지만 사람들은 하드 디스크가 C 드라이브인 것에 익숙했기 때문에 굳이 A 드라이브로 바꾸지 않고 C 드라이브인 채로 남아있게 됐다.
이것이 계속 유지되어 우리가 사용하는 컴퓨터 역시 첫 번째 드라이브는 C 드라이브가 된 것이다.
즉 드라이브가 C부터 시작하는 것은 컴퓨터의 역사적 흔적이다.
디지털뉴스팀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