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전 세계에서 가장 악명 높은 공산국가 중국. 중국에 학을 뗀 나라가 워낙 많다 보니 대부분의 여론 조사에서 ‘비호감’ 지수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2021년 미국 여론조사 업체 ‘퓨리서치’가 17개 나라를 대상으로 중국에 대한 평판을 조사한 결과 가장 중국에 부정적인 국가는 일본(88%)이었고 다음으로 스웨덴(80%), 호주(78%), 한국(77%) 등 순으로 나타났다.
■ 스웨덴, 인구대비 反中 여론 촤고
이것은 1천여명 기준으로 실제는 이보다 더 나쁠 것으로 보이지만 스웨덴의 경우 인구가 약 1천만명인 점을 감안할 때 (인구대비) 가장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나 일본에서 반중 여론이 높은 것은 이해가 가지만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고 군사안보적으로도 멀리 있는 스웨덴은 어떤 이유에서 중국을 싫어할까?
사실 스웨덴은 중국과 일찍 수교했고 친중 국가로 분류됐다. 2005년 유럽 최초로 스톡홀룸 대학에 공자학원을 설치했고 중국 유학생이 대거 유입되면서 차이나타운이 우후죽순으로 세워졌다.
2010년에는 볼보(승용차 부분)를 중국에 매각하면서 경제적으로 중국(길로자동차)과 밀월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다 2015년 6월 스웨덴 국적의 홍콩 출판사(쥐류(巨流)발행공사) 대표 구이민하이(桂民海) 납치 사건이 벌어지면서 양국은 괸계는 금이 가기 시작했다.
중국 베이징(北京)대학 출신의 구이민하이는 톈안먼 사태 이후 중공의 탄압을 피해 독일 유학 후 스웨덴 국적을 획득하고 홍콩에서 출판사를 설립하고 서점을 인수했다.
이후 수년간 주로 중국의 부패 관리와 지도층의 권력 투쟁 내막을 파헤치는 정치 관련 서적을 출판해왔다. 그의 서적 중에는 시진핑(習近平)의 가족 내부의 흑막을 폭로하는 내용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5년 태국으로 가족휴가를 떠났다가 실종됐고, 다음해 1월 CCTV에 등장해 스웨덴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스웨덴은 자국 국적자를 체포한 것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자 인권탄압이라는 이유로 강력히 항의하며 석방을 요구했다.
하지만 중국은 구이민하이(복수국적)가 자국민이고 체제 비판과 국가 원수에 대한 모욕죄로 기소했다.
또 홍콩과 서방 언론은 구이민하이가 불법 납치된 것으로 보도했지만 중공은 그것은 사실이 아니며 공안에 스스로 자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8년 중국 관광객이 호텔에서 무리한 요구를 하다가 쫓겨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스웨덴과 중국 관계는 힌층 더 악화됐다.
당시 사건의 제보를 받은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스웨덴의 한 호텔이 중국 관광객 가족을 폭력적으로 쫓아냈다. 이들은 경찰에게 구타당했고 어두운 공동묘지에 남겨졌다”며 “그들은 당일 스웨덴을 떠났다. 스웨덴 경찰의 행위는 현대 국가에선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난리를 쳤다.
스웨덴 주재 중국 대사관은 공식사과를 요구했지만 호텔 측은 해당 중국인들의 고성과 안전의 위협 때문에 다른 투숙객들이 피해를 봤다며, 해당 여행객과 중국대사관이 호텔 측에 사과해야 한다고 맞섰다.
호텔 측은 “해당 중국인 가족은 입실시간 보다 메우 일찍 도착했고 몸이 불편하다면서 로비 소파에서 잠을 자려고 해 거절하자 소리를 지르며 소란을 피웠다”면서 “경찰이 출동해 가까스로 상황을 수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의 증언과 CCTV 영상을 통해 환구시보의 주장은 거짓임이 밝혀졌다. 경찰은 전혀 폭력적이지 않았고 중국인 가족을 내려준 곳도 지하철역이 있는 곳이었다.
당시 논란에 대해 중국인 중 일부는 “외국 여행시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중국인은 어디서든 환영받지 못할 것이다”라며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이 사건으로 중국에 대한 스웨덴 내 여론은 ‘부정적’으로 굳어지게 됐다.
이후 스웨덴의 한 코미디 프로그램은 ‘떼를 쓰고 막무가내인 중국문화’를 꼬집는 방송을 내보내며 “중국인이 스웨덴에서 문화적 충돌을 피하려면 역사적 건물 바깥에서 대변을 보면 안 된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우리에 대한 편견과 질투, 도발로 가득 차 있다”며 이케아 불매운동을 벌였다.
2020년부터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스웨덴과 중국은 또 다른 갈등을 시작했다.
스웨덴에서 중국산 진단키트를 사용해 코로나 검사를 받은 3700명이 발병하지 않았는데도 양성반웅을 보이는 대량 오진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더해, 같은 해 스웨덴 주재 중국대사 구이충유가 스웨덴 공공방송에서 협박성 발언을 내놓아 양국 갈등은 정점을 찍었다.
구이충유는 “48kg의 라이트급 권투선수가 86kg 헤비급 선수에게 도발하며 불화를 일으키고 있다. 친절과 선의를 가진 헤비급 선수는 라이트급 선수에게 몸 조심할 것을 충고한다”고 말했다.
스웨덴 정부는 이 발언을 ‘용납할 수 없는 위협’으로 규정했고 그를 초치했다. 이 사건 이후 스웨덴은 일본, 호주와 함께 중국을 가장 싫어하는 국가가 됐다.
스웨덴은 구이민하이에게 정치적 박해를 받는 작가에게 부여하는 ‘투홀스키’ 상을 수여했다. 이에 중국은 보복으로 중국 기업 대표단의 스웨덴 방문을 취소했다.
스웨덴은 자국의 우주회사가 중국의 위성 운용을 돕는 기존 계약을 연장하거나 중국과 새로운 사업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5G 사업에서 화웨이를 배제했다.
■ 中 갑질에 돌아선 리투아니아
리투아니아도 한 때 중국과 관계가 좋았지만 도를 넘은 갑질에 돌아섰다.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 당시 ‘홍콩의 길’은 우산시위와 함께 유명한 캠페인이었다. 홍콩시민들이 손을 맞잡고 독립을 외치며 인간 띠를 이은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오마주한 것이 바로 1989년 리투아니아가 했던 ‘발트의 길’이었다. 감동을 받은 리투아니아인들은 홍콩 시민을 응원하는 문구를 담아 나무 십자가를 만들어 ‘십자가 언덕’에 세웠다.
그런데 중국 관광객이 이곳의 십자가를 훼손하며 “모든 바퀴벌레가 박멸되기를 원한다. 홍콩이 평화롭게 반환되기를 원한다.”라는 낙서를 했다. 이 일로 리투아니아 국민들은 분노했고 반중 정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됐다.
리투아니아는 신장 위구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집딘 학살’로 규정한 결의안을 통과시키고 중국과 중유럽, 동유럽 국가들이 참여한 ‘17+1 경제 협력체’에서 탈퇴했다.
양국의 갈등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리투아니아에 전적인 책임이 있다”며 “스스로 원인을 찾아서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 잡으라”고 요구했다.
중국국제문제연구원 유럽 소장은 한술 더 떠 “쥐똥 하나가 요리를 다 망치게 놔두지 않겠다”며 리투아니아를 비하했다.
이에 대해 리투아니아 외무부는 “중국의 권력과 경제력이 크다는 걸 안다. 중국은 정치적 요구가 있을 때마다 힘을 휘두르고 모두 거기 동조한다”면서 “이건 분명 우리가 생각한 세상은 아니다”라고 응수했다.
리투아니아 국방부 차관은 중공의 고압적 태도에 대해 “중국 스마트폰에 티베트 자유나 대만 독립을 치면 검열된다. 중국 폰은 사지 말고 샀다면 삘리 버려라”고 꼬집었다.
리투아니아는 인구 280만의 작은 나라이긴 하지만 유럽연합 가입국이자 나토(NATO) 회원국으로 1인당 GDP는 약 중국의 2배다.
리투아니아는 중국의 항의를 무시하며 수도 빌뉴스에 대만 대표부를 정식 출범시켰다.
경제적으로 중국에 크게 의존하지 않았던 리투아니아는 정밀 레이저 분야에서 세계 최강이기 때문에 차라리 TSMC를 보유한 대만과 경제협력을 하는 게 낫겠다는 계산이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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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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