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옛 군주들은 교교(皎皎)하게 내리비추는 달빛아래서 피(血)를 마시며 맹약(盟約)을 하고, 사랑하는 사람들 역시 아름답게 빛나는 달빛 아래서 영원히 변치말자며 달콤한 사랑의 서약(誓約)을 한다.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군주 간 하늘을 두고 한 맹약이라 할지라도 서로의 이익을 위해서는 '입에 묻은 피가 마르기도 전에(口血未乾)’ 그 약속을 어기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예수님은 아예 '맹세하지 말라'고 설파했는지도 모르겠다.
맹세할 盟(맹)의 구성은 밝은 명(明)과 그릇 명(皿)으로 짜여 있다. 明(명)에서 자형좌변의 日(일)은 태양을 상징하는 게 아니라 본디글자에서는 囧(경)인데, 창문의 모양을 본뜬 것으로 빛이 들어 밝아진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明(명)은 어둠이 내린 밤에 달빛(月)이 창문(囧)을 통해 집안을 비추니 ‘밝다’는 뜻을 지니게 되었다.
皿(명)은 밥이나 음식을 담는 그릇을 본뜬 상형글자이다. 따라서 盟(맹)의 전체적인 의미는 밝게 빛나는 달빛(明)아래서 소(牛)에서 막 뽑아낸 피를 그릇(皿)에 담아 돌려 마시며 하늘에 대고 굳게 다짐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그래서 군왕들이 한데 모여(會盟) 나라 간에 정략적인 관계 유지를 위해 '피를 함께 마시는 의식'을 통해 하늘을 향해 모종의 약속을 하는데, 이러한 관계를 혈맹(血盟)이라 한다.
맹세할 誓(서)는 꺽을 절(折)과 말씀 언(言)으로 구성되었다. 折(은) 손 手(수)와 같은 뜻을 지닌 수(扌 )와 도끼 근(斤)으로 짜여 있는데, 그 뜻은 도끼(斤)자루를 손(‡ )에 쥐고 풀이나 나무를 자르거나 쪼갠다는 뜻이 담겨 있다.
言(언)은 입(口)에 나팔모양의 악기(辛)를 대고서 소리를 낸다는 뜻을 담았는데, 사람이 입을 통해 하는 말에 관련된 뜻을 지니게 되었다. 따라서 誓(서)의 전체적인 의미는 서로 손(扌 )에 도끼나 칼(斤)을 마주 쥐고서 말(言)로써 맺은 약속, 즉 언약(言約)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피로 맺은 맹약(盟約)에 비해 좀 더 가벼운 약속이 바로 서약(誓約)이라 할 수 있다.
盟誓란 달빛 아래서 피를 나눠 마시며 하늘에 대고 하는 굳은 약속이나 칼을 마주하고서 말로써 맺은 결의를 말하는데, 우리 사는 세상은 그 무엇도 변하지 않는 것이 없기 때문에 영원토록 어떤 약속을 지키기 위해선 간고한 노력과 인내가 필요할 것이다. / 人文氣學硏究所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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