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과하지욕(膀下之辱亭)은 사마천의 『사기(史記)』「회음군열전(淮陰君列傳)」에 나오는 고사성어로, '바짓가랑이 사이를 기어가는 치욕을 참는다'는 뜻이다.
중국 한나라 초기의 무장 한신(韓信)은 원래 서초패왕(西楚幕王)으로 불리는 초나라 항우(項羽)를 섬겼으나 자신을 홀대하고 영웅을 알아보지 못한다는 이유로 유방(邦)에게 의탁하여, 후에 초나 라를 물리치고 유방이 한나라를 건국하는데 큰 공을 세운 인물이다.
한나라를 건국하는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세 명의 인물을 일컬어 한삼걸(漢三傑)이라 부르는데 '소 하', '장량'과 더불어 '한신' 역시 한삼걸 중 한명이니 그의 업적이 실로 크다. 장군이자, 제후왕이다. 백전백승의 천재 전략가로서 무수한 전공을 세워 제(齊)왕과 초(楚)왕의 자리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 인물이다. 나중에 한신의 위세를 경계한 한고조 유방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
한신의 일대기는 현재까지도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한신의 일화 중에서 유명한 것 중 하나 가 '과하지욕(膀下之辱)'에 관한 것이다. 한신은 어려서 가정 형편이 어려웠으나 마음속에는 항상 큰 뜻을 품고 있었다.
젊어서 그는 항상 보검을 차고 다녔는데, 어느 날 고향인 회음 장터거리에서 이 모습을 업신여긴 한 불량배가 그에게 겁쟁이라 놀리며 사람을 죽일만한 용기와 배짱이 있으면 그 칼로 자신을 찌르고,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가랑이 사이로 기어가라고 시비를 걸었다.
불량배는 "보아하니 덩치도 크고 무예에도 꽤나 능한 자처럼 늘 보검을 차고 다니던데 어디 나와 한번 겨뤄보 지 않겠느냐. 키는 8척이나 되는 놈이 배짱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네. 이깟 일에 벌벌 떨다니. 나와 대 적을 못하겠다면 내 가랑이 밑으로 기어나가 보라."며 저잣거리 가운데 두 다리를 쩍 벌리고 섰다.
불량배의 왁자지껄한 고함소리에 장터에 있던 사람들은 우르르 몰려들었고, 한신과 불량배를 바라보며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지 주목했다.
한신은 보검을 움켜잡고 잠시 생각했다. "만약 저 자를 죽이면 나는 살인죄로 신세를 망칠 것이 분명하다. 어쩌면 죽을죄를 면치 못할지도 모르는 이 상황에서 명예나 체면을 지켜서 무엇 하겠는가?"
한신은 잠시 머뭇거리기는 했으나 이내 납작 엎드려 그 불량배의 바짓가랑이 사이를 기어가게 되
고, 결국 그 일로 시장 사람들은 한신을 겁쟁이라 놀리며 비웃게 되었다.
그러나 훗날 크게 성공하여 초나라의 왕이 된 한신은 그 불량배를 찾아 과거의 일을 보복하기보다 는 그를 사내대장부라 치켜세우며 순찰을 하는 '중위'라는 벼슬까지 준다.
과하지욕의 수치를 겪은 이유는, 그때 그를 죽일 힘은 있었다. 그러나 한신 자신이 만일 그를 죽이 고 살인자로 도망자 신세가 되었다면 지금 이런 큰 성공을 거둘 수 없었을 것이다.
큰일을 위해서는 굴욕을 참고 견뎌낼 줄 알아야 한다. 굴욕은 사람들에게 깊이 생각하는 법을 가르 쳐주며 순조로운 상황에서는 절대 배울 수 없는 교훈을 몸소 체험하게 해 준다. 큰 뜻을 위해 굴욕을 인내하면 지혜와 복을 얻을 수 있고, 사회를 정확히 이해하고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사고방식을 갖고 광활한 성공의 길을 열 수 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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