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후나이원(胡乃文 중의사)
[SOH] 양방에서 약을 제조할 때 다양한 제제방법으로 제조합니다. 가령 장에서 흡수효과가 좋게 하려면 캡슐을 입히고, 위에서 흡수 효과를 높이려면 위 점막 분비물을 입혀 위에서 녹게 합니다. 또, 장에서 흡수 효과를 높이려면 설탕을 입혀 당의정을 만들기도 합니다.
이렇듯 중의학에서는 각종 증상에 상응하는 다양한 제제법이 존재하며, 약을 만드는 제제(製劑)도 특수한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가령 환약(丸藥)을 만들 때 물이나 꿀, 혹은 찹쌀밥으로 반죽해 만들기도 하고 주사(硃砂)를 겉에 입히기도 했습니다.
중국에서는 이미 몇 천 년 전부터 제제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죠. ‘본초강목’ 제1권에 ‘약의 성질에 따라 마땅히 환(丸)으로 만들 것, 산(散)으로 만들 것과 물로 삶을 것(水煮), 술로 담글 것(酒漬), 기름으로 고를 만들 것(膏煎) 및 두 가지를 동시에 사용할 것, 또 탕으로 달이거나 술로 담글 수 없는 것이 있는데 약의 성질을 따르되 도를 넘으면 안 된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약재는 그 성질에 따라 환으로 만드는 것, 가루로 만드는 것 등의 구별이 있으며 제제 방식에 따라 약의 효과도 달라진다는 의미입니다.
남조(南朝) 양(梁)나라 때의 도사 도홍경(陶弘景)은 병의 종류에 따라 환으로 복용하는 약, 가루로 복용하는 약, 탕으로 복용하는 약, 술에 담가 먹는 약, 고를 만들어 먹는 약 및 몇 가지 방식을 겸해 먹는 약이 있다고 했습니다.
화타(華佗)도 질병에 따라 탕(湯)을 복용하는 경우, 환(丸)을 복용하는 경우, 산(散)을 복용하는 경우, 설사를 내는 경우, 구토를 내는 경우, 땀을 내는 경우가 있다고 했습니다. 이중 탕, 환, 산은 약의 제재에 따른 구별을 말하며 설사, 구토, 땀을 내는 것은 병의 치료법을 가리킵니다. 한의학에서는 특히 설사시키는 하(下), 구토를 내는 토(吐), 땀을 내는 한(汗)을 중시했으며 사기(邪氣)를 제거하는 3가지 주요 치료법으로 보았습니다.
그리고 탕제(湯劑)는 장부를 씻어내고 경락을 소통하며 음양을 조화시키는 작용이 있습니다. 그러나 탕약은 효과를 내는 속도가 매우 빠른 까닭에 잘못 사용하면 장부를 손상시킬 수 있죠.
금원사대가의 한 사람이자 보토파(補土派)의 시조인 이동원(李東担)은 병을 치료할 때 중초(中焦)인 소화기 계통을 아주 중시했습니다. 그는 ‘탕(湯)은 탕(蕩)으로 큰 병을 제거하는데 쓰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즉 탕(湯)은 크게 씻어내는(蕩) 작용이 있어 장부 속의 나쁜 것을 빨리 씻어내 병을 치료 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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