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후나이원(胡乃文 중의사)
[SOH] 3. 곡지혈(曲池穴)
팔을 조금 굽혀 손바닥을 자신의 심장에 댔을 때 팔의 가장 높은 곳을 지나는 경락이 ‘수양명대장경’입니다. 이 경락 중에서 팔꿈치가 굽는 곳의 혈을 ‘곡지혈’이라고 하지요. 금원(金元)시대 마단양이 12혈을 사용해 치료하는 질병을 설명한 책 ‘마단양천성십이혈가(馬丹陽天星十二穴歌)’에서는 ‘곡지공수취(曲池拱手取)’라 하여 두 팔을 읍(揖)하듯이 맞잡고 손가락으로 혈을 찾는다고 했습니다.
곡지혈은 ‘팔꿈치 통증을 치료’하고 ‘편풍(偏風)’을 치료합니다. 여기서 편풍이란 중풍(中風)으로 반신불수(半身不隨)가 된 증상을 말합니다. 그 외에도 팔을 구부리거나 펼 수 없는 증상, 신경에 문제가 생겨 활을 쏠 수 없는 등의 증상을 치료합니다. ‘마단양천성십이혈가’에서는 ‘편풍수불수(偏風手不收) 만궁개부득(挽弓開不得)’이라 하여 편풍으로 손을 가누지 못하거나 활시위를 당기지 못할 때 쓴다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활시위를 당길 때 수양명대장경의 근육이 힘을 써야 하는데 이곳에 문제가 있으면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수양명대장경에 문제가 발생하면 ‘근육이 늘어져 머리를 빗을 수 없는데’ 이럴 때 곡지혈을 찌르면 효과가 있습니다. 또 후두가 마비되어 숨이 막힐 때, 발열, 전신성 담마진(蕁麻疹 두드러기) 등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곡지혈은 인체 면역계통을 개선하는 기능이 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4. 합곡혈(合谷穴)
합곡혈은 수양명대장경의 원혈(原穴)로 원기(原氣)가 머무는 혈이지요. 인체에서 아주 큰 혈이며 위치는 엄지와 식지 중간인 호구(虎口)에서 한 치 위에 있습니다. 합곡혈은 ‘두통과 여드름’을 치료할 수 있는데 ‘사총혈가’에서는 ‘면구합곡수(面口合谷收)’라 하여 얼굴이나 입 주위의 병은 모두 합곡혈로 치료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합곡은 또 ‘학질로 덥다가 추워지는 것’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또 치은염이나 코피가 흐르는 것도 치료할 수 있습니다. 입을 다물고 말을 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합곡을 5푼 깊이로 찌르면 고칠 수 있습니다. 단, 주의해야 할 것은 합곡은 삼음교(三陰交)와 함께 임산부에게는 조심해야 하며 잘못하면 유산(流産)이 될 수 있습니다.
옛날에 의학을 좋아하는 한 태자(太子)가 있었는데요... 그는 한 임산부의 맥을 짚은 뒤 태아(胎兒)가 아들인지 딸인지 아니면 쌍둥이인지 알고 싶어 배를 갈라 보고자 했습니다. 이때 동행한 서문백(徐文伯)이 배를 가르는 것은 불가하다며 침으로 합곡과 삼음교(三陰交)에 자침(刺針)할 것을 권해 태아를 순산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합곡, 삼음교는 임산부에게 함부로 찌르면 안 되는 혈 자리입니다.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