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나이원(胡乃文 중의사)
[SOH]‘침구대성(鍼灸大成)’은 명나라의 양계주(楊繼洲)가 편찬한 침구학(鍼灸學) 전문서입니다. 침구대성은 ‘황제내경’, ‘난경’뿐만 아니라 명나라 당시의 각종 침구서적을 집대성한데다, 여기에 양(楊)씨 가문에서 전해내려 온 것과 자신의 경험을 더했습니다.
이 책에는 ‘침을 놓을 수 없는 혈(禁針穴)’과 ‘뜸을 놓을 수 없는 혈(禁灸穴)’에 두 장이 할애되어 있습니다.
침을 놓을 수 없는 혈은 22개로서 대부분 우리 몸 급소부위에 위치합니다. 예를 들면 머리 위의 뼈 봉합선 중간 부분, 혹은 심장 근처로 비교적 위험한 곳이지요. 어떤 곳은 혈을 찌르면 출혈(出血)이 잘 생기는 곳이 있는데 예를 들어 ‘뇌호(腦戶), 신회(顖會), 신정(神庭), 옥침(玉枕), 낙각(絡卻), 승령(承靈), 노식(顱殖), 각손(角孫)’ 등의 혈자리는 모두 머리뼈가 만나는 봉합선 위에 있거나 심지어 몇 개의 봉합선이 만나는 부위에 있지요. 이런 혈을 자침(刺針)할 경우 예기치 못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과거에 사용했던 침은 지금보다 훨씬 굵고 길어 침을 강하게 자극할 경우 두개골 속으로 들어가 뇌경막을 찌르거나 심지어 뇌 실질을 찔러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 외 ‘금침혈’에는 ‘신도(神道), 영대(靈臺), 전중(膻中)’ 등도 있는데, 이 혈도 모두 가슴과 심장 부위에 위치합니다. 또 ‘수분(水分), 신궐(神闕)’과 같은 혈은 배꼽 근처에 있는데 깊이 찌르면 위험합니다. 그리고 ‘회음(會陰), 횡골(橫骨), 기충(氣衝)’은 생식기나 사타구니 근처에 있어 예의범절을 중시하던 중국 고대에는 의사라 해도 접근하기 힘들었습니다. 또한 이들 혈 자리 근처는 큰 동맥혈관이 지나기 때문에 자칫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침을 놓을 수 없는 혈자리가 더 있는데, 이유는 모두 유사합니다. 가령 ‘수오리(手五里), 삼양락(三陽絡), 청령(靑靈)’ 등 팔에 있는 혈자리는 모두 아래에 대동맥이 지나가서 자침시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자칫 침을 놓다 출혈이 생기면 문제가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방금 언급한 20여 개 혈 자리 외에 합곡(合谷)이나 삼음교(三陰交)는 일반적으로 널리 상용(常用)되는 곳이지만 임산부에게는 금기혈입니다. 실제로 합곡(合谷)과 삼음교(三陰交)에 침을 놓아 임산부(姙娠婦)가 유산을 하게 된 사례도 있습니다. 또 ‘석문(石門)’ 혈에 침이 뜸을 뜨면 평생 불임 할 수 있습니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석문’ 근처에 완전히 불임하게 하는 혈을 발견했는데 ‘절잉(絶孕)’이라고 합니다.
그 외에 또 ‘운문(雲門), 구미(鳩尾), 결분(缺盆)’ 등 가슴부위에 있는 혈자리는 주의하지 않으면, 폐(肺)를 찔러 ‘기흉(氣胸)’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오장근처의 혈자리는 모두 조심해서 찔러야 하지요. 운이 나쁘면 침을 맞고 사망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견정(肩井)’은 바로 폐의 위쪽에 있어 잘못 찌르면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황제내경’에는 심장을 찌르면 하루 만에 사망하고 담을 찌르면 하루 반나절 만에 사망한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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