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나이원(胡乃文 중의사)
[SOH] 고대 중국의 명의(名醫)는 투시능력을 갖추었습니다. 가령 편작, 화타, 손사막, 이시진 같은 사람들은 모두 뛰어난 진단 능력을 지녔다는 일화가 전해지고 있지요. 여기서는 송나라 때의 명의 방안상(龐安常)의 경험을 들어 그의 뛰어난 진단과 침구술을 설명해보고자 합니다.
한 부인이 임신했는데 출산예정일에서 이미 7일이 지나도 아이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약도 써보고 부적도 지녀봤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어 이 임산부는 죽는 날만을 기다렸습니다.
당시 이기도(李幾道)라는 이름의 지방 명의가 있었는데 환자 가족들이 그를 청했습니다. 그러자 그는 ‘이 병에는 어떤 약도 효험이 없고 오직 침법(針法)으로만 가능합니다. 하지만 저는 능력이 미치지 못해 함부로 침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마침 이기도의 스승인 방안상이 집 앞을 지나다 임신부를 보고는 말했습니다.
“죽지 않을 겁니다.”
방안상은 환자 가족들에게 뜨거운 물로 임신부의 허리와 배를 따뜻하게 하도록 한 후 침을 놓았습니다. 임신부는 장(腸)이 조금 아픈 듯 배를 움켜쥐더니 곧 바로 산통을 하며 시간이 지나자 아들을 낳았지요. 모자는 모두 건강했고 아무런 이상증세가 없었습니다. 가족들이 매우 놀라 기뻐하면서 그에게 감사하며 절을 했는데 마친 신선을 대하듯 했습니다.
방안상이 말했습니다.
“아이는 이미 자궁을 빠져나온 상태였습니다. 단지 태아가 한 손으로 모친의 장을 붙들고 있었지요. 그러니 약을 써도 효과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아이의 손에 침을 놓았습니다. 아이가 아파서 손을 움츠리자 곧 밖으로 나오게 된 것이지요. 사실 무슨 대단한 비결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 일화를 보면 방안상의 투시능력과 침술이 오묘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에게 투시력이 없었다면 태아가 모친의 장을 붙들고 있는 것을 설명할 방법이 없지요.
이처럼 고대의 명의들은 대부분 도를 닦던 사람들입니다. 기공에 대해 어느 정도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덕이 높은 수도인(修道人)들이 일부 초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기공의 입장에서 본다면 방안상의 일화를 이해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은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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