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나이원(胡乃文 중의사)
[SOH] 오반은 특수한 밥입니다. 오반은 일반 쌀에 다른 재료를 삶아 즙을 내어 밥을 지은 것입니다. 이런 밥을 ‘청정건석반(靑精乾石飯)’, ‘신반(䭀飯)’ 또는 ‘손반(飧飯)’이라고도 합니다.
송나라 때 도은거(陶隱居)가 쓴 ‘등진은결(登眞隱訣)’에 ‘태극진인(太極眞人)이 술과 꿀, 약초 등과 함께 밥을 지은 후 햇볕에 말린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 밥을 진장기(陳藏器)가 지은 ‘본초’에서는 ‘오반’이라 했습니다.
또 ‘등진은결’에는 ‘멥쌀 15말을 남촉목(南燭木)즙으로 밥을 짓는다. 남촉목즙은 남촉목 생잎 5근, 마른 잎 3근에 줄기와 껍질을 함께 쪄 만든다’라는 기록도 있습니다.
밥을 지을 때는 익히면서 쌀을 으깹니다. 그러면 쌀의 일부는 푸른빛이 나고 일부는 검은빛이 납니다. 또 오반을 지을 때 흰 감잎과 백양나무의 잎을 같이 쓰기도 하는데 이때 밥의 색깔이 더욱 아름답게 변합니다. 이렇게 지은 오반을 햇볕에 말려 매일 조금씩 먹으면 양생(養生)할 수 있고 또 병이 잘 생기지 않습니다.
옛 사람들은 오반을 선인(仙人)의 음식이라고 했는데요, 다시 말해 수도인(修道人)이 먹는 음식이란 뜻이지요. 이 밥을 먹을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동물성 음식을 먹어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오반을 먹으면 배가 부를 뿐만 아니라 골수(骨髓)를 보(補)하며 또 삼충(三蟲)을 소멸할 수 있습니다. ‘상원보경(上元寶經)’에서는 ‘초목(草木)의 왕성한 기를 복용하면 신과 통할 수 있고 청촉(靑燭)의 진(津)을 먹으면 죽지 않는다’라고 했습니다. 다시 말해 오반을 먹으면 초목의 가장 왕성한 기를 흡수해 신선(神仙)의 기와 통할 수 있고 남촉목의 진액을 먹으면 죽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당나라 손사막(孫思邈)은 ‘비급천금요방(備急千金要方)’에서 선가(仙家)에서 먹는 많은 종류의 약과 음식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명나라 이시진(李時珍)도 이것이 ‘선가(仙家)의 복식법(服食法)’임을 인정했으며 또 불학(佛學)을 공부하는 사람이나 불교 중에서도 4월 초파일(석가탄신일)에 오반을 지어 공양한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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