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나이원(胡乃文 중의사)
[SOH] 찹쌀죽(糯米粥), 수수죽(秫米粥), 기장죽(黍米粥) 등 이상의 몇 가지 죽은 모두 달고 따뜻하며 무독(無毒)할 뿐만 아니라 기운을 돕습니다. 아울러 비위가 차고 약한 증상을 치료할 수 있어 설사와 구토에 이러한 죽을 먹습니다.
사실 옛날 사람들은 찹쌀의 점성(黏性)이 커서 일부 사람들에게는 적합하지 않다고 여겼습니다. 그러나 찹쌀로 죽이나 미음을 쑤면 효과가 전혀 달라지지요. 찹쌀죽은 비위가 차고 허약할 때 구토와 설사를 치료할 뿐 아니라 어린이의 흰색 두창(痘瘡白色)도 치료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두창(痘瘡)이란 몸에 종기가 나는 천연두(天然痘)와 같은 질환을 말합니다. 두창 중에서도 특히 백색은 예후가 좋지 않습니다. 백색은 폐(肺)에 속해 폐기(肺氣)가 허한(虛寒)한 것을 상징하기 때문이죠. 이럴 때 찹쌀죽을 먹으면 비위를 보할 수 있는데요, 비위는 토(土)에 속하고 토생금(土生金) 할 수 있어 찹쌀로 토(土)를 보하면 금(金)의 기운이 강해져 백색의 두창을 빨리 낫게 할 수 있지요.
‘본초강목’에는 또 갱미죽(粳米粥 멥쌀죽), 선미죽(秈米粥 멥쌀죽의 일종), 좁쌀죽(粟米粥), 양미죽(梁米粥)에 대한 기록이 있습니다. 이 죽들 역시 맛이 달고 따뜻하며 독이 없어 소변이 잘 나오게 합니다. 또 비위(脾胃)를 보(補)할 수 있어 번갈(煩渴 가슴이 답답하여 입안이 마르고 갈증이 나는 증상)을 그치게 하지요. 이를 통해 우리는 일단 병이 발생했을 때 죽을 먹는 것이 아주 유용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시진의 ‘본초강목’에서는 나천익(羅天益)의 ‘위생보감(衛生寶鑑)’을 인용해 ‘멥쌀죽과 좁쌀죽은 모두 기미(氣味)가 약하고 담담한 편이라 양(陽) 중의 음(陰)에 해당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아래로 잘 스며들어 소변을 잘 나오게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이시진은 또 한무(韓懋)의 ‘한씨의통(韓氏醫通)’에 나온 치료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소변이 뚝뚝 떨어지는 ‘임(淋)’병에 걸린 환자가 있었는데, 그는 한사코 약 복용을 거부했습니다. 그래서 한무는 그에게 좁쌀죽을 처방으로 내렸는데요, 십여 일이 지나자 병이 점차 호전되었고, 한 달을 먹자 병이 완전히 나았습니다.
또한 필자는 임상에서 환자가 심한 설사를 하면 ‘식은 죽’ 한 그릇을 먹이도록 합니다. 고대의 의서(醫書)에 ‘설사는 위(胃)와 장(腸)에 열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현대 의학적으로 말하면 위나 장에 염증이 생겼다는 것이지요. 이럴 때 시험삼아 식은 죽을 먹여보세요.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설사를 멈추게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식은 죽을 구할 수 없다면 냉수를 마시게 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에도 즉각 설사가 멈출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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