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나이원 (胡乃文 중의사)
[SOH] 각종 채소죽
중국에는 ‘백성은 음식을 하늘로 본다(民以食爲天)’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사람의 먹거리가 중요하다는 의미겠지요. 현대의학적인 관점에서는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적당히 골고루 먹어야 좋다고 합니다. 그러나 전통의학의 관점에서는 음식을 더 중시하지요. 죽이나 오곡(五穀)의 탕을 먹으면 체내에 에너지를 공급합니다. 죽은 곡류뿐만 아니라 평소 우리가 즐겨 먹는 채소로도 만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산약죽, 토란죽, 백합죽, 무죽, 당근죽 등인데 이번에는 산약죽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산약죽(山藥粥)을 서여죽(薯蕷粥)이라고도 하는데 서여가 바로 산약(山藥)입니다. 옛날에는 서여를 회산약(淮山藥)이라고 했지요. 산약(山藥)은 감자와 같은 종류의 식물인데, 감자류는 전분(澱粉)을 함유하고 있어 전분이 우리 몸에 들어가면 포도당으로 분해됩니다. 현대의학에서는 전분을 지나치게 섭취하면 당뇨가 생기기 쉽다고 합니다. 그러나 감자류를 먹으면 오히려 혈당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한의학에서는 산약이 들어간 ‘육미지황환(六味地黃丸)’ ‘팔미지황환(八味地黃丸)’을 처방해 혈당을 관리합니다.
‘본초비요’의 기록에 의하면 산약은 맛이 달아 비(脾)로 귀경하고, 흰색이므로 폐(肺)에 들어간다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산약은 비(脾), 폐(肺) 두 경락에 들어가 비와 폐의 부족한 것을 보충해주며 비와 폐의 허열(虛熱)을 식힐 수 있고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합니다.
중의학적인 이치에 따르면 폐(肺)가 피모(皮毛 피부와 털)를 주관하기 때문에 피모를 윤택(潤澤)하게 하고 가래를 눅일 수 있으며 설사를 그치게 할 수 있습니다. 폐는 또 오행에서 금(金)에 속하므로 금생수(金生水)의 이치에 의해 신수(腎水)를 보할 수 있죠. 다시 말해 신장(腎)을 돕고 음(陰)을 튼튼히 할 수 있으며 허손(虛損)과 노상(勞傷 과로로 인한 손상)을 치료합니다. 또 비(脾)는 토(土)에 속하고 심(心)은 화(火)이므로 화생토(火生土)의 원리에 의해 비를 도와서 간접적으로 심기(心氣)를 도울 수 있습니다. 결국 산약은 여러 장부를 전체적으로 연결해 조화롭게 해주는 효능이 있습니다.
‘본초강목’에서는 산약죽을 먹으면 신(腎) 경락을 보호하고 위와 장을 튼튼히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또 건망증, 유정(遺精)을 치료하지요. 신(腎)과 장(腸), 위(胃)와 비(脾)는 중의학에서 노화를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중의학에서는 비(脾)를 후천(後天)의 근본으로 보고 신(腎)을 선천(先天)의 근본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산약죽은 건강을 지키고 노화를 방지하는데 아주 좋은 식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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