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나이원(胡乃文 중의사)
[SOH] 쇠비름죽(馬齒莧粥)
쇠비름(마치현:馬齒莧)은 들판에 나가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식물인데요, 중의학에서는 쇠비름을 화농(化膿)과 염증(炎症)을 가라앉히고 통증을 그치게 할 때 처방합니다. 또 대만에서는 볶아 먹기도 하지요.
‘본초비요’에서는 쇠비름의 약성에 대해 ‘맛이 시고 성질이 차서 피를 흩고 독을 풀어준다. 상처에 바르면 어혈을 흩어지게 하며 해독 소염하고, 풍(風)을 몰아내며 벌레를 죽이고 임질과 설사를 치료한다’고 했습니다. ‘해상방(海上方)’이란 처방서에는 ‘쇠비름을 찧어 즙을 낸 후 계란흰자와 섞어 먹으면 이질을 치료할 수 있다. 피가 뭉치거나 잘 낫지 않는 종기, 어린이의 단독(丹毒)을 치료하며 장 기능을 조절해주고 출산을 원활하게 한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중의학에서 저리고 아픈 것을 비(痺)라고 하는데요, 풍(風), 한(寒), 습(濕)으로 구별합니다. 풍비(風痹)는 통증부위가 움직이기 때문에 행비(行痺)라 하고, 한비(寒痺)는 통증이 심해서 통비(痛痺), 습비(濕痺)는 통증부위가 고정되어 있어 착비(著痺)라고 하는데 쇠비름죽은 이 세 가지 비증을 모두 치료할 수 있습니다.
유채죽(油菜粥)
유채죽의 주재료인 유채(油菜)는 우리가 평소에 먹는 채소이지만 도가(道家)에서 금기(禁忌)하는 오훈채(五葷菜)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유채는 종기를 없애고 피를 흩는 작용을 합니다. 또한 창옹(瘡癰)이나 단독(丹毒) 등의 병을 치료할 수 있지요. 또 쌀과 함께 삶아 죽을 쑤어 먹으면 중초를 다스리고 기를 아래로 내릴 수 있습니다.
시금치죽(菠薐萊粥)
시금치죽은 중초(中焦)를 조절하는데, 중초(中焦)란 바로 소화기인 비위(脾胃)를 말합니다. 변비가 있을 때 이 죽을 먹으면 좋습니다.
시금치는 다량의 철분을 함유하고 있어 보혈(補血)작용이 강한데요, 필자는 신속하게 혈을 도와주는 처방을 내릴 때 시금치를 넣습니다. 짙은 녹색의 시금치는 엽록소가 다량 함유되어있고 철분도 많이 포함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시금치는 헤모글로빈을 만드는 재료이기 때문에 보혈작용이 뛰어나지요.
보혈연맥죽(補血燕麥粥)
‘보혈연맥죽’은 쌀 대신 귀리(燕麥 연맥)로 만든 죽입니다. 이 처방은 귀리, 붉은 대추, 짙은 녹색의 싱싱한 채소, 달걀과 쇠고기를 잘 섞어 쑤는데 다섯 가지 색깔을 두루 갖추고 있지요. 귀리는 풍부한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마그네슘이나 구리의 성분도 있어 피를 만드는데 도움을 줍니다. 달걀은 우유와 함께 단백질을 보충하고 대추는 비위(脾胃)를 보하며 죽의 맛을 좋게 합니다.
필자는 전에 헤모글로빈 수치가 6 밖에 안 되는 노인의 빈혈을 치료한 적이 있는데, 그에게 연속 23일간 ‘보혈연맥죽’을 먹게 했더니 헤모글로빈 수치가 6 에서 13으로 올라가 거의 정상치에 가까워진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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