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그인
    • 회원가입
    • 사이트맵
    • 04.10(목)
페이스북 바로가기 트위터 바로가기
  • 중국

  • 국제/국내

  • 특집

  • 기획

  • 연재

  • 미디어/방송

  • 션윈예술단

  • 참여마당

  • 전체기사

검색어 입력

단(單)도사

편집부  |  2011-09-20
인쇄하기-새창

[SOH] 산중 고을에 한 공자라고 불리는 세도가가 있었는데 어느 날 그의 집에 한 노인이 찾아왔습니다.
 

“이 늙은이에게 한 끼 밥을 적선해 주십시오.”
 

한 공자는 노인의 누더기 속에 감쳐진 영걸스런 풍채와 눈빛이 예사롭지 않음을 발견하고 그에게 말했습니다.


“노인장, 이렇게 구걸을 다닐게 아니라 여기에 머물면서 허드렛일을 좀 도와주면 어떠하겠소?”


“예, 뭐… 이 늙은이야 제 때 밥만 먹을 수 있다면 마다할 리가 있겠습니까?”


과연 노인은 한 공자가 본대로 보통사람은 아니었습니다.

 

장정 몇 명이 할 일을 단 시간 내에 해내고는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때가 되면 나타나곤 했습니다. 한 공자는 노인의 뒤를 쫓으며 그가 일을 어떻게 해내는지를 보아내려 했으나 허사였습니다.


한번은 노인이 뒷마당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나무를 패고 있었습니다. 그 나무는 장정 몇 명이 며칠은 패어야 될 양이었습니다.


‘내 오늘은 눈 한번 떼지 않고 노인이 도술을 쓰는 것을 보아내리라.’


한 공자는 창고 뒤에 숨어 노인을 지켜보며 벼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몇 시간이 지나도 노인은 그저 나무 하나하나를 정성들여 열심히 패고 있을 뿐 도술을 쓸 생각은 없는 듯 보였습니다.

 

이에 지루해진 한 공자가 하품을 크게 한 번 하는 사이 노인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고 산처럼 쌓여 있던 나무들은 때기 좋은 크기의 장작이 되어 창고에 빼곡히 쌓여있었습니다.
 

한 공자는 숨어서 도술을 배워내고자 했던 애초의 생각을 바꾸어 큰 상을 차려 놓고 노인을 대접하며 정중하게 부탁했습니다.


“노인장 그 동안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니 예사 사람은 아니외다. 내 오늘부터 사부님으로 모시고자 하오니 부디 그 도술을 전수해 주십시오.”


“제게 무슨 전수해 주고 말고 할 도술같은 것은 없소이다. 그저 일을 열심히 하다 보니 깨닫게 된 세간소도이지요.”


“세간소도라도 좋으니 노인장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가르쳐 주십시오. 전 이미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노인장을 지금부터는 단도사라고 부르겠습니다.”


“정 그러하시다면 시간을 두고 보지요. 아직은 때가 아니외다.”


이후 한 공자는 단도사와 동행하는 자리가 많아 졌는데 단도사는 사람들이 의식도 못하는 사이 감쪽같이 사라졌다가 나타나곤 했습니다.

 

그러나 한 공자만은 단도사의 행동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그 도술을 익히고 싶어 애가 탔습니다. 한번은 단도사가 사라진지 며칠 만에 나타나자 한 공자는 단도사를 보는 즉시 말했습니다.


“도사님이 이렇게 며칠씩이나 소식도 없이 사라졌다 돌아오니 내 더 이상은 기다릴 수 없소이다. 지금 당장 도술을 전수해 주십시오.”


“내 결코 공자께 법술(法術)을 전하기 싫어 이러는 것이 아니요. 잘못 전수했다가 법술을 파괴할까 두려운 것이요. 자기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면 도술로 물건을 훔치거나 은신술로 규방에 들어갈 수도 있는데 이러면 내가 그것들을 돕는 꼴이 되니 성급히 전수할 수 없는 것이요. 공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외다.”


이 말을 들은 한 공자는 단도사가 그대로 어디론가 사라져 버릴 것 같아 마음이 더욱 급해 졌습니다. 그래서 노복들을 시켜 단도사를 급습하여 묶어놓고 도술을 전수 받을 계획을 세웠습니다.

 

비록 좌도(左道)가 몸을 숨길 수 있다하더라도 발자국은 남을 것이니 그것만 따라가면 그를 잡을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뒷마당에 먼지를 가득 뿌리고 채찍을 든 노복들을 잠복시킨 후 그곳으로 단도사를 불러들였습니다.


단도사가 나타나자마자 노복들은 채찍을 휘둘렀고 단도사는 예상외로 어떤 술수도 부리지 않고 채찍을 맞고 그 자리에 쓰러졌습니다.


숨어서 이것을 지켜본 한 공자는 노복들이 단도사를 끌고 오기를 기다리기 위해 먼저 자신의 거처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거처로 돌아와 보니 단도사와 노복들은 이미 와 있었습니다.


“내 그동안 여러분들에게 폐가 많았습니다. 이제 제가 떠나야 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그래 오늘은 제가 여러분들에게 작별 인사를 대신해 대접을 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단도사는 소매 속에 손을 넣더니 술 한 병을 꺼냈습니다. 이어서 그 소매 속에서는 맛있는 음식들이 끝없이 나와 커다란 탁자를 가득 채웠습니다.


노복들이 이웃사람들도 불러와 많은 사람들은 배불리 먹고 크게 취했습니다.


술이 거나해진 단도사는 탁자 위에 남아 있는 음식들을 모두 다시 소매 속에 넣은 후 할 말을 잃고 멍하니 쳐다보고 있는 한 공자에게 읍을 한 후,  


“공자는 참을성이 부족했소이다. 그것을 깨닫게 해 주려 했는데 우리에 인연은 여기서 끝이 났군요.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단도사가 벽에 문을 그리자 문이 스스로 열렸고 그 문 속으로 들어가자 문은 다시 닫혀 벽이 되었습니다.


한 공자는 깊이 후회했으나 다시는 단도사를 만날 수 없었습니다.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

  목록  
글쓰기
번호
제목 이름 날짜
16 악마의 교란에도 두렵지 않은 연화색(蓮花色)
편집부
11-11-02
15 이팔백(李八百)
편집부
11-10-26
14 원추(袁樞)의 기이한 만남
편집부
11-10-12
13 원중도가 불국을 유람하다 [1]
편집부
11-10-06
12 옥불(玉佛)
편집부
11-09-28
11 단(單)도사 [1]
편집부
11-09-20
10 구처기가 사람을 구하다
편집부
11-09-06
9 다른 공간에 들어가 불법의 위엄을 보다
편집부
11-08-31
8 조상대대로 내려온 비방 이야기 [1]
편집부
11-08-25
7 운명을 고치지 못한 구처기
편집부
11-08-18
글쓰기

특별보도

더보기

핫이슈

더보기

많이 본 기사

더보기

SOH TV

더보기

포토여행

더보기

포토영상

더보기

END CCP

더보기

이슈 TV

더보기

꿀古典

더보기
444,898,741

9평 공산당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