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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롭고 정의로운 비구니(2)

편집부  |  2012-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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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자/육문

 

[SOH] “은자는 꼭 되찾아야하오. 어쩌면 여관주인은 도적의 내력을 알고 있을지도 모르니 일단 그리로 가 봅시다.”


여관주인은 관리의 이야기를 듣고는 심각하게 말 했습니다.


“그 사람들은 나도 어디서 온 사람인지 모릅니다. 그들은 가끔 마을에 나타나는데 매우 흉악하여 누구도 감히 그들을 건드리지 못합니다. 어제 제가 당신들을 비구니 암자로 가서 투숙하라고 한 것은 바로 그 사람들을 방비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비구니 암자에 가서 투숙한 사람에게 문제가 생긴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저는 이 자들이 거기에까지 손을 쓸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그들은 보통 도적은 아닌 것 같군요. 그런데 거기에까지 손을 쓸 줄 몰랐다니 그게 무슨 뜻입니까?”


“당신들은 모르겠지만, 그 암자의 비구니는 보통 출가 인이 아닙니다. 그자들이 감히 그분 눈 앞에서 손을 뻗었는데 절대 가만있지 않을 것입니다. 여기서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이 일을 빨리 그분에게 알리는 게 좋겠습니다. 하지만 이 비구니는 성질이 괴상하니 제가 직접 가는 게 좋겠습니다.”


여관주인과 관리일행이 다시 암자로 돌아와 노부인을 만났을 때 그녀는 이미 다 알고 있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당신들이 다시 돌아온 것은 어젯밤 잃어버린 관부의 은자 때문이지요? 여기서 기다리시우. 내 우리 스님을 모시고 오리다.”


오래지 않아 노부인 뒤로 젊은 비구니가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높은 상투의 머리모양에 승복 대신 검은 비단옷을 입은 그녀는 한눈에도 범속하지 않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20여세로 보이는 청수한 절세미인인 그 눈부신 모습에 관리는 그녀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비구니는 노부인이 갖고 온 방석에 단정히 앉더니 관리와 여관주인을 쓱 훑어보며 그들의 말을 들어보겠다는 눈짓을 했습니다. 여관주인이 그 앞에 꿇어앉자 관리도 나란히 꿇어앉았습니다.


여관주인이 그간의 경위를 말하며 처리해 줄 것을 간청했습니다.


“이 천한 자가 감히 여기까지 와서 손을 쓰다니 내 이번에는 이 자를 제거해야 갰소.”


비구니가 말을 마치고 노부인에게 손짓을 하자 노부인은 검 하나와 네 필의 검은 나귀가 끄는 마차를 끌고 나왔습니다. 비구니가 검을 몸에 걸치고 마차에 오르자 나귀는 나는 듯 달리더니 눈 깜짝할 사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여관주인과 관리일행이 초조하게 비구니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사이 어떻게 알았는지 동네사람이 꾸역꾸역 모여들었습니다. 이렇게 모인 사람이 거의 800여명이나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축제의 전야. 폭죽이 터지기를 기다리는 아이처럼 들떠서 앞 다퉈 비구니에 대한 신비감을 이야기하느라 고요하던 암자는 새들이 놀라 날아가 버리도록 떠들썩해 졌습니다. 그렇게 사람들의 이야기가 한창 무르익어갈 무렵 누군가 소리쳤습니다.


“저기 마차가 온다!”


일순간, 떠들썩하던 암자는 숨소리가 들릴 정도로 고요해 졌습니다. 정말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쏠려 있는 아득한 산길에서 먼지를 뽀얗게 피어 올리며 네 필의 나귀가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차에 타고 있어야 할 비구니는 어쩐 일인지 나귀의 고삐를 쥐고 달려오고 있었는데 그 빠르기가 비호같았습니다. 암자 앞에서 비구니가 걸음을 멈출 때까지 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지켜보았습니다.


“저 마차 안에 은자 상자가 있소. 맞나 확인해보세요.”


“예 모두 맞습니다. 상자도 훼손되지 않았고, 봉인도 완전합니다.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관리는 땅에 엎드려 진심으로 감사해하며 말문을 잊지 못했습니다.


“그만 일어나셔서 이것이 그자가 맞나 확인해 보세요,”


비구니가 손에 들고 있던 보따리를 땅에 던지자 사람머리가 떼구루루 굴러 떨어졌습니다. 사람들이 일시에 몰려들어 그 머리를 살펴보았습니다. 그것은 틀림없는 붉은 도적의 머리로, 공포로 굳어진 험악한 얼굴 표정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습니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도적의 머리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에게 비구니는 말했습니다.


“자신이 저지른 죄업은 반드시 자신이 갚아야 합니다. 저는 다만 하늘의 뜻으로 조그만 일을 했을 뿐입니다.”


그리고는 유유히 안채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사람들은 경외심을 가지고 비구니의 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조용히 지켜보았습니다.


은자를 가지고 제남부로 갔던 관리일행은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그곳의 특산물을 가지고 작으나마 답례를 하고자  비구니의 암자에 들렸습니다. 그러나 암자의 문은 닫혀 있었고 비구니와 노부인이 언제 어떻게 그곳을 떠났는지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그곳에 머물렀었다는 표식인 듯 누가 지었는지 모를 시 한수가 그곳 대문에 적혀 있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습니다.


수련계에는 기인이 나오니
악을 제거하고 백성을 이롭게 하네
구름사이로 우연히 용머리가 일어나 신을 드러내
만고에 향기를 남기니 깊이 헤아리게
 

청사고(淸史稿)에서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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