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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오공은 오장관에서 인삼나무를 뽑아버리다-45회

편집부  |  2016-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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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H] 지난 시간 삼장일행을 뒤쫓은 대선은 길섶 나무그늘에 앉아 쉬고 있는 삼장을 발견하고는 행각시절의 자신인 전진으로 둔갑했습니다.


그 차림새를 보면,


    백납포를 몸에 입고 여공띠를 둘렀는데
    먼지떨이 손에 들고 목탁 울려 쟁쟁하네.  
    삼이초신 발에 신고 구양수건 머리 둘러
    소맷자락 펄럭이며 노래하듯 염불 외네.


대선: “장로님. 인사드립니다. 장로님은 어디서 오시는 길이기에 이곳에서 이렇게 쉬고 계신가요?”


삼장: “미처 알아 뵙지 못해 죄송합니다. 소승은 동녘땅 당나라에서 천축으로 경을 가지러 가는 길인데 이곳에서 잠시 다리를 쉬고 있는 중입니다.”


대선: “동녘땅에서 오셨다면 만수산 오장관이라는 우리 누지를 들러 오셨던가요?”


오공: “아니오! 우리는 계속 큰 길을 따라 걸어왔을 뿐입니다. 그곳이 어딘지 우린 전혀 아는 바가 없습니다.”


대선: “허허허, 이 고약한 원숭이놈아! 누굴 속일 작정이냐? 네놈이 내 선관의 인삼나무를 넘어뜨리고 밤도와 여기까지 도망쳐 오구서는 무슨 변명이냐? 도망할 생각일랑 아예 말고 내 인삼나무나 어서 살려내라!”


대선의 호통에 불끈 치밀어 오른 오공은 다짜고짜 철봉을 들어 대선을 내리쳤습니다. 대선은 슬쩍 몸을 피한 뒤 공중으로 날아올라 본래의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늠름한 풍채에 동자같이 청신한 대선은 무기 없는 빈손으로 오공의 무턱대고 휘두르는 여의봉을 사불상(사슴과의 짐승)의 먼지털이로 이쪽저쪽 여유롭게 막아내다 ‘수리건곤(소매 속에 우주를 집어넣는)’의 법력으로 구름 사이로 소매를 펼쳐 찰나에 삼장을 비롯한 네 사람을 말과 함께 소매 속에 휘말아 넣었습니다.


팔계: “형! 이를 어쩌우! 우린 바랑 속에 들고 말았어.”


오공: “자식두! 이건 바랑 속이 아니라 그 도사의 소매 속이야.”


팔계: “이까짓것! 이제 우린 살았어! 내 갈퀴로 구멍을 내서 우리 그 구멍으로 빠져  나가자구. 자신이 잘못해 놓친 거니까 누굴 탓할 게 없겠지?”
 

그러나 비단 같은 소맷자락은 팔계가 갈퀴로 찍을 적엔 강철보다 더 단단해져 구멍을 낸다는 건 어림도 없었습니다. 상서로운 구름을 타고 오장관으로 돌아온 대선은 정전에 나아가 높은 자리에 앉았습니다.


대선: “제자들아! 포승을 가져오너라.”


제자들이 지시대로 밧줄을 가져다 놓자, 대선은 마치 인형이라도 집어내듯이 먼저 삼장을 꺼내어 정전 처마 밑의 기둥에 꽁꽁 묶어놓고는 나머지 세 사람도 하나씩 꺼내어 기둥에 각각 비끄러맸습니다. 그리고는 흰말은 뜨락에 매어놓고 짐은 복도에 팽개쳤습니다.


대선: “제자들아! 이 중들은 출가한 사람들이라 칼이나 창 같은 형구를 써서는 안 된다. 자 힘 꾀나 쓰는 네가 용 가죽으로 만든 칠성채찍을 가져오너라.”


소선(小仙): “대선님! 어느 놈부터 칠까요?”


대선: “당삼장이 제구실을 못했으니 그놈부터 쳐라!”


오공: “도사님! 그건 잘못된 생각이오. 과일을 훔친 것도 나요. 나무를 쳐 넘긴 것도 나란 말요. 어째서 나부터 매를 치지 않고 애매한 우리 스승님부터 치려는 거요?”


대선: “고약한 원숭이 녀석이 콧날이 제법 센 체하는구나. 그럼 어디 구경이나 하자구나. 이놈부터 인삼과 수대로 30대를 쳐라.”


대선의 분부로 소선이 채찍을 휘두르며 오공에게 덤벼들자 오공은 선가의 도술이 두려워 소선을 눈여겨보다가 종아리를 칠 낌새를 알아채고는 얼른 주문을 외워 종아리를 삽시간에 강철로 변하게 한 덕분에, 서른 대를 다 맞고도 꿈쩍하지 않았습니다.


대선: “이번에는 삼장을 쳐라. 제자들을 잘 단속하지 못해 제멋대로 놀아나게 만든 죄다.”


오공: “도사님, 그것도 옳지 않소. 과일을 훔칠 적에 우리 스승님은 전각 안에서 당신의 두 선동과 한담을 하느라 전혀 모르고 있었소. 설사 우리를 잘 단속하지 못한 것이 죄가 된다 하더라도 제자란 스승을 대신해서 벌을 받아야 하는 게 도리요. 그러니 역시 나를 때려 주시오.”


대선: “이놈이 교활하긴 하지만 스승을 섬기는 의리만은 알고 있구나. 그럼 내 니 소원을 들어주마. 이놈을 다시 쳐라!”


소선에게 다시 30대의 채찍을 맞은 오공을 고개를 숙여 자신의 종아리를 내려다보았습니다. 양쪽 종아리는 채찍을 맞아 거울같이 반들반들해졌지만 아픈 감은 조금도 없었습니다. 그러는 사이 어느덧 날이 저물었습니다.


대선: “오늘은 이만하고 채찍을 그만 물에 담가 둬라. 내일 아침에 다시 매를 치기로 하자.”


삼장: “너희들이 일을 저질러서 나까지 변을 당하고 있으니 이게 대체 무슨 꼴이냐?” 오공: “무얼 그렇게 눈물까지 흘리면서 그러십니까? 매는 제가 대신 맞아드리지 않았습니까? 그러니 그만 화를 푸십시오.”


삼장: “매는 안 맞았다 하겠지만  이렇게 기둥에 묶여 있으니 아파서 어디 견딜 수가 있느냐?”


오정: “스승님! 저희들도 함께 묶여 있지 않습니까?”


오공: “큰 소리 내지 말아라. 우린 곧 빠져 나갈테니까.”


팔계: “형은 또 허풍이셩. 우린 지금 젖은 밧줄에 단단히 묶여 있는 거라우. 그냥 전각에 갇혀 형이 해쇄법으로 문을 열고 도망칠 때와 같은 줄 아슈.‘


오공: “이까짓 밧줄이 아니라 이걸 다시 세 겹으로 꼬아 팔뚝만큼 굵게 만들어 묶었다 해도 이 손 행자를 묶어 놓을 수는 없어.”


어느덧 밥이 깊어 주위가 물을 뿌린 듯 고요해지자 오공은 몸을 한껏 움츠린 뒤 밧줄에서 살짝 빠져나왔습니다.


오공: “스승님 이젠 떠납시다.”


오정: “형 우리도 좀 살려줘!”


오공: “쉿! 큰소리 내지 마!”


오공은 일행의 포승을 풀어주고 말과 짐을 챙겨 조심조심 대문을 빠져나왔습니다.


오공: “팔계야! 넌 얼핏 가서 버드나무 네 그루를 뽑아 오너라!”


뚝심 센 팔계가 곧 벼랑 밑으로 가 어렵지 않게 버드나무 네 그루를 뽑아 한 아름에 안고 오자 오공은 그것을 받아 윗가지를 쳐버리고서 팔계에게 들려 다시 오장관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는 버드나무를 사람 대신 밧줄로 묶어 놓고는 주문을 외운 뒤 “변해라!”하고 외치자 버드나무들은 각각 삼장과 오공, 팔계와 오정으로 변해 물으면 말을 하고 부르면 대답하는 것이었습니다. 오공은 그제야 안심하고 팔계와 함께 삼장을 뒤쫓아 갔습니다. 오장관을 벗어난 일행은 쉼 없이 걷고 또 걸었습니다. 동틀 무렵이 되어 오공이 삼장을 돌아다보자 삼장은 말 위에서 꺼벅꺼벅 졸고 있었습니다.


오공: “스승님은 안 되겠어. 출가한 몸으로 어찌 저토록 고달파하실까? 이 오공은 천 밤을 안 자도 고단한 줄 모르는데, 스승님! 행인들이 보면 웃겠어요. 잠깐 말에서 내려 저 고개 밑에서 쉬었다 갑시다.”


진원대선은 날이 밝자 곧 자리에서 일어나 아침밥을 먹고 전각으로 나아갔습니다.


대선: “어서 채찍을 가져오너라. 오늘은 삼장이 맞을 차례다.”


소선: “이번엔 네가 맞을 차례다.”


삼장버드나무: “마음대로 하시구려.”


소선: “자, 이제 너도 맛 좀 봐라!”


팔계버드나무: “그래, 어서 쳐다구!.”


소선이 팔계에 이어 오정까지 치고 나자 이번엔 오공의 차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때 길을 걷고 있던 진짜 오공이 별안간 몸을 부르르 떨었습니다.


오공: “이거 큰일 났구나!”


삼장: “또 뭐가 큰일이라는 거냐?” 


오공: “제가 버드나무를 우리 네 사람으로 둔갑시켜 놓았습니다만 전 어제 두 번이나 맞았으니까 더는 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오늘도 또 저를 치는 군요. 지금 저의 화신을 때리고 있기 때문에 저의 몸도 이렇게 떨리고 있는 겁니다. 아무래도 술법을 거두어들이는 수밖에 없겠습니다.”


오공이 황급히 주문을 외워 술법을 거둬들이자, 그 통에 깜짝 놀란 소선은 채찍을 팽개치고 대선에게 달려갔습니다.


소선: “대선님, 지금까지 제가 당나라 중들인 줄 알고 때린 것은 버드나무였습니다.”


대선: “허허허허, 그 원숭이란 놈이 정말 여간내기가 아니로구나! 언젠가 천궁을 떠들썩하게 했을 적에 천라지망을 늘여서도 붙잡지 못했다던데 그럴 만도 한 일이야. 도망을 치겠거든 곱게 가버리고 말 것이지. 어째서 버드나무를 둔갑시켜 나를 속인단 말이냐? 내 이 놈을 절대 용서치 않으리라! 애들아, 내 얼핏 다녀오마.”


대선이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구름을 잡아타고 서쪽을 바라보니 삼장네 일행이 백 여리 밖에서 걸음을 재촉하고 있었습니다.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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