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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숭후수명(崇侯受命)... 탐욕스러운 북백후, 정벌의 기치를 올리다

문화부  |  2026-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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原著: 육서성 
演記: 한치선(타타오)    

[SOH]  그 기상이 획의 중심을 뚫어 처연한 필봉이 드러난 이 글을 오문(午門)의 담장에 붙였다. 그리고 소호는 가병들을 이끌고 조가를 출발하여 자신들의 근거지인 기주를 향해 서둘러 나아갔음은 물론이다.
 
한편 주왕은 자기 어명이 뜻대로 통하지 않자 일단 소호를 보내주기는 했으나 속으로는 울화가 치밀어올라 숨을 거칠게 쉬고 있었는데 오문 담당하는 신하가 소호의 글을 떼어와서 보고를 올렸다.

“이것은 아침에 떠난 기주호 소호가 오문 위에 붙인 글이온데 반역의 기운이 역력하여 보고드리옵니다.”

주왕은 그 시를 한눈에 보고 마치 끓던 솥에 뚜껑이 열린 듯이 분노를 뿜으며 외쳤다.

“이런 가증스러운 놈을 봤나! 내 호생지덕(好生之德)을 발휘하여 그 놈의 죽을 죄를 용서해 보냈건만 이런 반역시를 붙여 만천하에 짐을 능욕한단 말인가?”

주왕은 더 이상 앉아있지 못하고 일어서서 소리쳤다.

“장수 은파패, 조전, 그리고 노웅(魯雄)에게 출병준비를 이르라! 짐이 몸소 나아가 기주를 멸망시키고야 말리라!”

장수들이 어명을 받고 부리나케 입조하여 머리를 조아리는데 그 중 노웅은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소호는 충직하고 바른 사람이다. 그런데 무슨 일로 반역의 시를 붙였단 말인가? 아! 이제 기주도 끝장났구나!’

주왕이 장수들에게 소리 높여 명하는데 마치 사자가 포효하는듯 우렁찼다.

“소호가 원래 짐을 우습게 여김을 참아왔으나 오늘 이 따위 반역시를 오문에 붙였으니 이는 그 마음이 무엇보다 가증스러워 용서할 수 없다. 경들은 군사 20만을 통솔하여 선봉에 서라! 짐은 친히 2만 군사를 이끌고 그의 죄를 성토할 것이니!”

노웅은 왕이 친히 나서면 체통상 반드시 결과를 보려 할 것이고 그러면 반드시 기주가 쑥대밭이 될 것이며 충직한 제후 소호가 파멸할 것이 명약관화(明若觀火)했기에 간하였다.

“일개 제후가 죄를 저질렀다고 하나 폐하께서 친히 군사를 이끌고 나가심은 너무 가벼워 보일까 염려됩니다. 지금 마침 사진의 제후들이 아직 떠나지 않고 조가에 머무르고 있는 바, 그 제후들 중에 지목하여 그 정벌을 맡기면 어떠하온지요? 하오면 권위도 서고 힘도 아낄 수 있어 일석이조(一石二鳥)가 아니겠사옵니까?”

노웅의 말이 썩 사리가 맞다고 느낀 주왕은 물었다.

“4대 제후 중에 그런 일을 누가 맡으면 적임이겠소?”

염중이 늦을 새라 끼어들며 아뢰었다.

“기주는 바로 북방 숭후호(崇侯虎)의 관할이오니 그에게 명하시면 좋을 듯 하옵니다.”

“오 그래! 이번 정벌을 숭후호에게 맡기리라!”

노웅은 얼른 숭후호를 떠올려 보았다. 

‘숭후호? 그는 저 간신 염중처럼 흉폭하고 간사한 자이다! 자기 북방 백성들에게도 믿음을 주지 못했는데, 그에게 군사를 맡기면 그는 지나가는 지방마다 수많은 백성들을 지푸라기 보듯 해칠 것이니 이건 큰 일이다.’

노웅은 다시 간하였다.

“숭후호는 성정이 거칠어서 폐하의 위덕을 손상할 수도 있습니다. 차라리 어질고 의롭다고 소문이 자자한 서백후 희창을 보내심이 적격(適格)일 것입니다. 그에게 왕의 권위가 실린 부절(符節)과 부월(斧鉞)을 맡기시면 그는 지모를 다하여 소호를 어떻게든 붙잡아 그 죄를 바로잡을 것입니다.”

주왕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경들의 주청이 모두 이치가 있다. 숭후호와 희창, 두 제후에게 이 일을 맡기도록 하라.”

아직 연회장의 술이 식기도 전에 사자가 어명을 전하니 모든 제후들이 수런거렸고, 서백후 희창이 일어서서 좌중을 보고 말했다.

“소호는 본디 충직한 사람이며 여러 차례 공을 세운 바 있습니다. 그런 사람이 갑자기 반역시를 써붙였다니, 이는 분명 누군가의 모함에 걸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두분 승상께서 입조하시게 되면 그 사정을 분명히 밝혀주심이 어떨는지요?”

비간은 바로 동의했다. 

“서백후의 말씀이 지당합니다.”

그러자 숭후호가 한마디 얹는다.

“왕의 말씀은 실과 같이 가늘어도 관인의 끈과 같이 소중히 여기라는 옛말이 있습니다. 이미 어지가 내려졌는데 거기 무슨 토를 단다는 말이오? 이제 우리 사진의 대표제후들이 어명을 의심한다면 장차 800제후들이 제멋대로 발호(跋扈)하지 않겠소? 나는 바로 어지를 받들어 출병준비를 할 것이니 서백후께선 자신의 뜻대로 하시구려!”

숭후호의 말에 모두 입을 다물고 말았다. 여기서 논쟁을 이어본들 나중에 모함의 빌미가 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희창은 입술을 깨물고는 두 승상에게 아뢰었다.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숭후호 공이 먼저 출발하면 저도 군대를 인솔하여 뒤 따르겠습니다.”

소호의 충직함을 알고 희창의 인덕을 익히 아는 많은 제후들이 말은 안 했어도 가슴이 아팠으리라. 노제상 상용은 비간을 보며 속삭이듯 말했다.

“이거 어쩌면 사해에 피바람이 불 것 같지 않소? 도대체 이 일의 매듭을 어디부터 풀어야 하는 것이지 원…”

비간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뭔가 불길한 상상을 하는 지 눈살을 찌푸렸다.

소호는 말과 수레를 재촉하여 기주에 도착한 후 성에 들어가 편전에 앉아 아들 소전충을 비롯하여 모든 가신과 장수들의 영접을 받고는 크게 숨을 몰아쉬며 그간의 일을 모두에게 밝혀 말했다.

“이제 어리석은 임금이 반드시 어느 제후를 지정하여 우리에게 죄를 물으러 올 것이오. 그러니 여러 장수들은 내 말을 잘 들으시오. 곧 임박한 공격을 대비하여 인마를 훈련하고 목책을 정비할 것이며 석포 등을 충분히 준비하도록 하시오.”

가신들은 그 불길한 소식에 얼굴이 흙빛이 되었으나 장수들은 두말없이 대 전투를 준비하며 마치 오랫만에 마음이 설레는듯 보일 정도였다. 그들은 주군 소호를 위해서라면 당연히 목숨정도는 바칠 각오를 했음이다.

■ 전충초첩(全忠初捷)... 소전충의 미늘창, 정벌군의 파도를 맞서다

한편 숭후호는 오만 병사를 거느리고 기주를 향해 진격의 나팔을 울렸으니 그 기세는 자못 삼엄하였다. 

그의 군대는 각 주, 부, 현의 도로를 지나 하루도 안 되어 기주에 이르렀으니 그야말로 
진군의 속도가 태풍과 같았다. 그들은 기주의 성 앞에 팔괘(八卦)의 원리로 진을 펼쳤다.

그 움직임을 보고 기주의 사람들은 동요하고 있는데, 소호는 정탐병에게 물었다.
“저 중에 우두머리는 누구더냐?”

“북백후 숭후호입니다.”

소호의 얼굴은 오히려 근심이 풀어지며 눈을 치켜떴다.

“다른 제후였다면 몰라도 숭후호 저 인간은 소행머리가 법도를 잃은 자이며 세상에는 암적인 존재다. 이번 기회에 저 자를 죽이고 군대를 무찔러 우리 군의 위엄도 살리고 만백성을 위해 해로움을 제거하기로 하자! 제장들은 이제 만전의 준비를 하고 기다려라!”

소호는 이렇게 명은 해 두었지만 막 나가는 사람은 아니었기에 성 위에서 말을 타고 갑옷을 입은 채 소리쳤다.

“그대들의 주장에게 일러라! 나, 기주후 소호가 여기에서 대면하길 바란다.”

소호의 말을 전해들은 숭후호는 소요마를 타고 큰 칼을 빗겨 찬 채 용과 봉황의 깃발 사이로 나오는데, 황금빛 갑옷에 붉은 도포가 나부끼는 양이 매우 그럴싸했다. 

소호는 몸을 조금 숙이며 예를 취한 후 말을 건넸다.

“북백후께선 건안하신지요? 불초한 제가 갑옷을 입은 터라 온전한 예를 갖추지 못하고 있소이다. 지금 천자는 현인을 가벼이 여기며 여색을 중시하여 강제로 제 딸을 후궁으로 들이려 했기에 저는 분명히 제 뜻을 보이고 돌아왔을 뿐이외다. 소생은 이렇게 변방의 강역을 지키고 있을 뿐인데 귀공께선 무슨 명분으로 대군을 출동하셨소이까?”

숭후호는 눈을 부라리며 헛기침을 한번 하더니 언성을 높였다.

“그대는 천자의 뜻을 거슬렀으며 게다가 궁문에 반역의 시를 써 붙여 놓았잖는가! 하여 천자의 명을 받들어 그 죄를 묻노라! 군영 앞에 죄인이 마땅히 엎드려 벌을 청해야 함에도 오히려 군사를 무장시켜 천자의 군대를 맞이하니 용서할 수 없다!”

그는 뒤를 돌아보며 물었다.

“누가 이 반역자를 사로잡을 것인가?”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부장 매무가 청총마를 타고 뛰어나오며 큰 소리로 답했다.

“소장 매무가 하겠나이다!”

그러자 소호의 곁에 있던 아들 소전충(蘇全忠)이 미늘창을 잡고 뛰쳐나와 소호 앞을 지키며 외쳤다. 

“멈추어라!” 

소전충이 소호의 아들임을 아는 매무 입장에서는 경험부족한 상대를 제물 삼아 공을 세울 최적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상대의 속을 긁는 한마디를 던지며 달려들었다.

“젖비린내 나는 것이! 좋다, 반역을 지은 부자가 한데 모였으니 내 도끼로 단번에 둘 다 목을 베어주마!”

두 장군이 맞닥뜨리니 기세를 돋우느라 양쪽 진영에서는 징소리 북소리가 하늘을 찢을 듯 터졌고 군사들도 일제히 함성을 지르니 대지가 휘말려 사라질 것만 같았다.

아버지 소호가 호랑이와 같은 용맹을 떨쳤듯이 아들 소전충 역시 용감무쌍하여 기주의 젊은 호랑이라 불리었으며 묵직한 미늘창을 다루는 솜씨 또 한 현란하여 가히 적수가 없을 정도였다.

매무가 도끼로 내리치면 소전충은 창으로 그 길을 바꾸며 바로 역습을 들어갔으며, 그 동작이 눈에 잡히지 않는지라 매무는 적잖이 당황하기에 이르렀다. 그가 힘으로 압도하고자 몸을 말등에서 번쩍 세웠을 때 소전충의 창이 말의 앞다리를 후려쳐 버렸고 매무는 말과 함께 무너지듯 떨어져 버리고 말았다. 

아들이 이겨가는 모습에 소호는 승전고를 가열차게 울리라고 독려했다. 소전충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창으로 매무의 어깨를 찍어 눌렀으나 차마 그의 숨통을 끊으려 하지는 않았다. 그는 무술을 어릴적부터 익혔으나 실제로 사람을 죽여본 일은 없었으며 그럴 정도로 모진 성품도 아니었던 까닭이다. 

그런데 뒤이어 달려든 기주군 측의 조병장군이 달려들어 매무의 목을 가차없이 쳐버렸다. 그러고는 젊은 소전충을 보며 적장의 수급을 들라는 눈짓을 했다. 소전충은 멈칫 하다가 매무의 수급을 번쩍 치켜올렸다. 

그 모습을 본 소호의 군대가 천둥치듯 고함을 지르며 일제히 창 끝을 세우고 진격했으며 그 기세가 마치 태양이 솟아오르는 형용이었다. 그 태양은 들불처럼 변해 숭후호의 군대를 휩쓸어버렸으며 들판에 넘치느니 시체였고 코를 찌르는 건 자욱한 피비린내였다.

숭후호는 휘하 장수들의 호위를 받아 가까스로 몸을 뺐는데 거의 십리나 달아난 후에 겨우 대오를 정리할 수 있었다. 

소호는 그 정도의 전과에 만족하고는 징을 울려 병사들을 거두어 성으로 돌아갔다. 백전노장인 그의 머릿속은 이미 다음에 이어질 거대한 전투에 대한 생각이 가득 차 있었던 것이다.

‘숭후호는 별것이 아니다. 내친 김에 오늘 야습이라도 하여 저 자를 제거한다 해도 그 다음에는 더욱 강한 제후가 훨씬 많은 군대를 이끌고 벌떼처럼 달려들 것인데 그 때 어찌할 것인가?’

그의 고민을 들여다본 듯 부장 조병이 말했다.

“오늘 밤에 말에 재갈을 물리고 저들의 어수선한 진지를 급습하면 대혼란이 일어날 것이니 반드시 대승을 거둘 것입니다. 다만 그것이 현명한 결과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소호가 자기 마음을 들킨 듯 놀라 그를 바라보자 조병은 말을 이었다.

“이번에 우리가 승리한다 해도 오히려 천하는 벌집을 쑤신 듯 시끄러워질 것입니다. 숭후호보다 더욱 강한 제후가 천자의 명을 받고 나서면 그 규모가 짐작도 가지 않을뿐더러, 우리 작디작은 귀주는 그야말로 풍전등화(風前燈火)일 것입니다.”

“그래, 나도 아네. 그러니 어찌하면 좋겠는가?”

조병은 주위를 둘러본 후 작은 소리로 주군 소호에게 말했다.

“일단 오늘 밤에 그들을 박살내는 것은 여러모로 필요합니다. 우리 만만찮은 힘을 보여줘야 하고 그 다음에는 주군께서 다른 제후에게 몸을 일단 피신하여 후일을 기다리심이 좋을 듯합니다.”

“승전하고 피신하라고?”

“그렇습니다. 그것이 패잔병 이끌고 구차하게 피신하는 것보다 훨씬 유리하고 또 당당한 모습입니다. 왜냐하면 지금은 전쟁의 판이 커져도 대의명분이 우리 쪽에 있지 않기 때문에 갈수록 불리해질 것입니다.”

소호는 침중하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맞아! 대의명분(大義名分)! 그것이 언제나 가장 중요한 것이지!”

소호는 장수들에게 야습 명령을 내렸다. 진계정은 좌군을, 조병은 우군을 통솔케 하고 소호 자신은 언제나 그랬듯이 당당하게 중군을 통솔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제나 저제나 하고 임무를 목마르게 기다리는 아들 소전충에게는 나지막히 말했다.

“너는 삼천명의 병사를 거느리고 오강진에 매복 대기하라.”

“네? 제가 선봉이 아닙니까?”

“한번 승리에 도취되었느냐? 그래서 너를 세우지 않는 것이다. 그러다가 기고만장하여 적의 유인에 앞뒤를 못 가리고 추격하다가 매복의 화살에 거꾸러지기 십상이다.”

소전충이 얼굴이 벌게지며 말했다.

“하지만 소생이 아버지를 호위하고 싶고…”

“됐다! 나는 내 자신이 지켜왔느니라. 그리고 너를 오강진에 매복시키는 건 오히려 큰 이유가 있음이다. 너에게 큰 공을 세울 기회를 주는 것이니 아무 소리 말고 어서 준비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라!”

첫 싸움에서 쓴 맛을 본 숭후호는 패주한 장졸들을 모아 임시병영을 만들고는 땅이 꺼지게 한숨을 내쉬었다.

“내 전장에서 수도 없이 싸웠지만 이렇게 허망하게 쫓겨보긴 처음이네! 이 수모를 어찌 할거나!”

곁을 그림자처럼 지키는 장수 황원제가 그를 달랬다.

“승패(勝敗)는 병가(兵家)의 상사(常事)아니겠습니까? 조만간 서백후 희창의 군대가 구름처럼 밀려올 것이니 그때 함께 저들을 이기는 건 손바닥 뒤집는 일보다 쉬울 것입니다.”

달콤한 말에 기분이 풀어진 숭후호는 진중에 주연을 베풀어 더불어 술들을 퍼마시기 시작했다.

해가 완전히 넘어가고 어둠이 진영을 가득 채워올 무렵, 갑자기 대포소리가 터지며 삼천 철기군이 임시군영을 쳐들어와 짓밟아 왔다. 말들은 사람보다 먼저 놀라 줄을 끊고 미친 듯 뛰어나가기 시작했고 이미 기백이 없어진 병사들은 싸울 생각도 없이 어둠 속으로 내빼기 시작했다. 

동남서북 구분도 못하는 와중에 적인지 아군인지도 모르고 본능적으로 창칼을 휘두르는 병사도 있었다. 창을 만난 자는 갑옷이 뚫리고 칼을 만난 자는 투구와 함께 목이 떨어지며 진영은 비명과 신음이 터져나오는 생지옥이 되어 버렸다. 

숭후호를 둘러쌓던 일곱겹의 보루가 풍비박산(風飛雹散) 나면서 그는 부랴부랴 전포를 걸치고 말에 올라타 장막을 뚫고 나왔다. 지옥불처럼 흔들리는 등불 그림자 속에 투구와 갑옷이 붉은 전포 사이로 빛나는 장수가 보였으니 다름아닌 소호였으며 그의 화룡창이 숭후호를 향하며 그의 고함이 들려왔다.

“숭후호는 게 섰거라! 속히 말에서 내려 오라를 받으라!”

동시에 날아들어온 소호의 창을 얼결에 자기 칼로 빗겨 막으며 맞받아치는데 두 장수의 서슬에 창과 칼이 부딪칠 때마다 푸른 번개가 번득이는 듯했다.

그때 숭후호의 장남 숭응표(崇應彪)가 장군 금계와 황원제를 이끌고 싸움을 돕기 시작했다. 그러자 우측에서는 조병장군이 내달아왔고 좌측에서는 진계정이 치고 들어와 대 혼전을 펼쳐졌다. 전체적으로 숫자는 숭후호 군대가 많았지만 불과 삼천기의 야습에 오히려 아수라장이 된 그들은 전열을 바로잡기도 전에 무너지고 있었다. 

숭후호의 대장격인 금계가 고함을 치며 무너지는 군사들을 챙기려 할 때 조병의 칼이 그의 옆구리를 쓸어버렸고 그는 말에서 굴러 떨어졌으며 달려드는 소호 군사들의 창에 순식간에 고슴도치가 되어버렸다. 그 장면을 본 숭후호는 더 싸울 마음을 잃어버리고 말을 돌려 그곳을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아들 숭웅표가 그를 호위하여 달렸다. 어디가 살 길인지 모르는 채로 어둠 속을 달리고 또 달릴 뿐이었다.

황제의 정벌군과 기주의 호랑이들-저울추는 어디로 기울 것인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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