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미중 무역협상 난항으로 시진핑 국가주석이 정치적 역풍을 맞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3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중 무역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중국 공산당 내부 엘리트층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SCMP는 중국내 온건파들이 미국에 강경하게 맞서기 보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제언하면서 기존 정책을 직접 비판하기 보다는 재검토 및 수정을 촉구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태자당(중국 혁명지도자와 고관 자제들)’ 출신으로 온건파 지식인인 장무성은 “지난 몇 년간 중국은 미국과의 엄청난 격차를 인식하지 못한 채 너무 강경한 모습을 보였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중국 모델이나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은 불필요한 공격만 불러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SCMP는 “그의 이 같은 의견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이는 견해가 중국 개혁파 지도자 후야오방 전 공산당 총서기의 아들 후더핑의 지지를 얻고 있어 비교적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대만 중앙통신은 12일 미중 무역협상이 난항에 빠지면서 시 주석이 정치적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의 정치 분석가인 우챵은 “미국이 모든 중국 수입품에 대해 25%의 관세율을 적용한다면 이는 반드시 중국 최고위층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서 “만약 미중 협상이 철저히 결렬된다면 그 영향을 매우 심각하고 장기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왕융 베이징대 국제정치연구중심 주임은 “만약 중국이 미국에 과도하게 양보한다면 이는 중국 민족 치욕에 대한 아픈 추억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치평론가 장리판은 AP통신에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는 주석 임기제를 폐지한 시 주석에게 큰 충격을 줬다”면서 “현재 그는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9∼10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은 합의를 이뤄내지 못한 채 끝났다. 미국은 협상이 진행 중이던 10일 오전 0시 1분을 기해 2000억 달러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했다. 미국은 여기에 합의가 향후 3∼4주 이내에 이뤄지지 않으면 나머지 3250억 달러 어치에 대해서도 관세를 인상하겠다고 추가 압박하고 있다.
반면 중국 협상단을 이끈 류허 중국 부총리는 “중국은 원칙적인 문제에 대해 양보 할 수 없다”면서 “다만 협상이 끝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 NEWSIS
도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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