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난달 30일 판문점 회동을 보는 중국의 시선이 불편하다. 다시 한국의 중재자 론이 부상하면서 중국 역할론이 위축될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에서다.
이러한 중국의 입장은 중국의 대표적인 관영 매체인 중국 중앙방송(CCTV)과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가 1일 내보낸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회동에 관한 보도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인민일보는 한국의 중재로 북·미가 만난 사실상의 3차 정상회담에 대해 보도하지 않았고, CCTV도 전날 오후 7시 메인뉴스에서 북·미 정상이 만났다는 사실만을 간략하게 전했다. 다만,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가 이날 사설에서 “북·미 간 경색국면을 타개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고, 의심할 바 없이 좋은 일”이라며 북·미 대화 지지에 대한 중국의 원칙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최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으로 북 비핵화 대화에 대한 중국의 역할론이 재부상한 상황에서 중국 관영 언론들이 이러한 소극적인 보도에 대해, 북·중이 전략적 밀월 관계를 과시하고 있지만, 북 비핵화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중국의 역할론에 대해서는 북·중 간 이견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북·미 간 직접 대화가 시작되면서 중국 역할론에 대한 회의론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30일 판문점 회동은 미국과 북한은 당사자로, 중재는 한국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각인시켰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20일 시 주석이 14년 만에 중국 최고 지도자로서 처음 방북했지만, 양국 정상 간 공동성명이나 보도문은 없었다. CCTV는 당시 시 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북한의 안보와 발전에 힘이 닿는 한 도움을 주겠다”고 언급했다고 보도했지만,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런 내용을 발표하지 않았다.
한 현지 소식통은 “하나의 돌발적 사안에 대해 중국 정부가 즉각 입장을 내는 경우는 드물다”며 “이번 판문점 회담을 바라보는 중국 내 분위기는 좀 더 시간이 흘러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세계일보
구본석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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