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최근 중국에서 영국인과 캐나다인, 대만인 등이 당국에 구속되고 있어, 중국이 갈등국에 대한 ‘인질외교’를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3일(이하 현지시간) 대만의 대중 정책 담당기관인 행정원 대륙위원회는 중국 상하이시 경찰 당국이 9일 대만인 증권분석가 12명을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에서는 전날에도 영국인 4명과 캐나다인 1명이 당국에 구속됐다.
체포된 대만인들은 상하이시에 있는 증권거래 노하우와 강좌 등을 제공하는 업체 직원들로 알려졌다. 이들은 중국의 증권 외무원(外務員) 자격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불법 증권 거래 권유와 내부자 거래에 관여한 것으로 되어 있다.
대륙 위원회의 치우추이정(邱垂正) 대변인은 ”체포된 12명 중 9명은 현재 보석으로 풀려났고 3명은 수감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 당국의 대만인 체포는 전날 미국이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를 승인했다고 발표한 직후 이뤄져 보복 조치로 풀이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 CNBC 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미 국무부는 국방부가 제출한 M1A2T 에이브럼스 탱크 108대, 스팅어 미사일 250기 및 관련 장비 등 22억달러(약 2조6000억원) 규모의 무기 판매 계획을 승인하고, 의회에 이에 대한 승인을 요청했다.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갈등 속에 적극적인 친대만 행보에 나서고 있어 중국을 자극하고 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도 중국의 양안정책인 ‘하나의 중국’을 줄곧 부인하며 미국의 구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차이 총통은 최근 카리브해 4개 우방국 순방길에 12일 미국에 들러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에서 행한 민주화에 대한 비공개 강연에서 중국의 독재를 강력히 비난했다.
총통은 당시 강연에서 중국을 직접 지목하진 않았지만 “독재 정권은 기회를 잡기만 하면 민주주의의 한 줄기 희미한 빛이라도 모두 인정사정없이 질식시킬 것”이라며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발언을 쏟아냈다.
중국은 미국의 요청으로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을 체포한 캐나다와 홍콩 시위 문제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영국 등에 대해서도 인질외교를 벌이고 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중국 장쑤성 쉬저우시 경찰 당국은 지난 9일 외국인 16명과 중국인 3명을 마약 혐의로 구속했다. 당시 구속과 관련해 주중 영국 대사관은 12일, 구속자 중 4명은 영국인“이라고 밝혔다.
영국은 6월 말 이후 홍콩에서 이어지고 있는 시위와 관련해 중국을 비판하면서 양국간 긴장이 고조됐다.
캐나다 외교부도 13일 자국민 1명이 산둥성 옌타이시에서 체포됐다고 발표했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멍젠주 중국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체포한 바 있다. 중국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자국에 체류 중인 캐나다인 전 외교관과 대북 사업가 등 2명을 스파이 혐의로 구속했다.
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의 정치, 경제를 연구하는 피터 장(Peter Zhang)은 최근 중국이 ‘인질외교’를 강화하고 있다며, 중국은 지난 수십 년간 이 같은 ‘국가 테러리즘’을 이용해 서방국가에서 정치적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고 지적했다.
김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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