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의 유명 인권활동가로 알려진 황치(黃琦.56)가 국가기밀 누설 혐의로 징역 12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지난달 31일 중화권 언론 에포크타임스(ET)에 따르면 인권 유린 사건 보도 웹 사이트를 운영한 황 씨는 2년간 구금됐으며 지난달 29일 형을 선고받았다. 황 씨는 지난 1월 비공개 재판을 받았다.
황 씨의 형량은 2012년 시진핑 국가주석이 권력을 잡은 이후 반체제 인사에게 내린 가장 심한 판결 중 하나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쓰촨성 몐양 중급 인민법원은 판결문에서 황 씨가 국가기밀을 누설하고 외국기관에 국가기밀을 제공했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황 씨는 웹사이트 ‘64 톈왕(六四天網)’을 운영하며 반체제 인사, 민원인, 파룬궁 수련자, 가정교회 등 정권이 억압하는 단체와 인권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왔다. 이 웹사이트는 중국 에서 차단됐다.
국제인권단체와 각국 정부는 지난 수년 간 황 씨를 석방할 것을 중국 정부에 촉구해왔다.
국경없는기자회(RSF) 사무총장 크리스토퍼 드루아르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황 씨는 지난 10년간의 감금으로 건강이 심각하게 악화됐다”며, “이번 판결은 그에게 사형선고나 다름 없다”고 비난했다.
드루아르 사무총장은 그동안 시 주석을 향해 “너무 늦기 전에 황 씨에게 사면권을 부여하라”고 촉구해왔다.
쓰촨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한 황 씨는 1999년 톈왕 추적국(Tianwang Tracing Office)과 웹사이트 ’64 톈왕’을 개설했다. 톈왕 추적국은 실종자 정보를 사이트에 올려 인신매매를 추적하기 위해 만들었다.
황 씨는 톈안먼 사태의 희생자에 대한 글 등 정치성이 강한 기사들을 게재하며 당국의 눈 밖에 났다. 당국은 2000년 64 톈왕을 폐쇄했지만 황 씨는 미국에 기반을 둔 웹 호스팅을 사용해 이 사이트를 다시 열었다.
황 씨는 결국 반체제 인사로 당국에 낙인찍혔고 같은 해 톈안먼 사태 기념일을 하루 앞둔 6월 3일 구금됐으며, 2003년 국가정권전복 선동죄로 5년형을 받아 중국에서 처음으로 수감된 인터넷 언론인이 됐다.
복역 후 석방된 황 씨는 온라인 인권 활동을 계속해나갔으며, 2006년에는 중국 최초의 포괄적 인권단체인 ‘중국 톈왕 인권센터’( 天網人權事務中心)를 개설했다.
황 씨는 쓰촨 지진 피해자들을 위한 활동도 펼쳤다. 그는 5300명의 학생을 포함해 8만7000여 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던 2008년 쓰촨 대지진 사태 이후 학교 건물의 부실시공을 조사하고 지진으로 자녀를 잃은 부모들을 위한 캠페인을 벌였다.
이러한 활동으로 황 씨는 2008년 다시 체포됐으며, 1년 후 ‘국가기밀 불법 소유’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황 씨는 그 이후에도 자신의 신념의 굽히지 않고 활동을 계속 이어나갔으며, 2016년 당국에 다시 체포돼 현재의 상황에 처하게 됐다.
그는 지난 20년간 ‘국경 없는 기자회(RSF)’ 언론자유상(2004년, 2016년)과 헬만-하멧 보조금(2007년) 등을 수상했다.
한편, 황 씨의 어머니는 아들의 무죄를 호소하며 당국에 석방을 요청하고 있다. 그녀는 지난 2월 초 아들의 석방을 위해 서방 외교관과 만났다가 현재까지 공안의 감시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헬만-하멧 보조금(Hellman-Hammett Grants): 국제인권기구인 휴먼라이트워치(Human Rights Watch)가 집행하는 보조금. 정치적 탄압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전 세계 문인들에게 제공한다. 명칭은 미국 극작가 고 릴리안 헬만과 동료 소설가 데쉬엘 하멧의 이름에서 유래됐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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