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최근 홍콩에서 시위대를 겨냥한 ‘백색 테러’가 잇따르고 있어, 시위 저지를 위한 중국공산당(중공)의 개입이 본격화된 것으로 보인다.
16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홍콩 언론에 따르면 홍콩 민주화 시위를 주도하는 범민주파 연합단체 ‘민간인권전선(CHRF)’의 지미 샴(천쯔제·岑子杰) 의장이 이날 저녁 7시 40분경 카오룽(九龍)반도 몽콕 지역의 한 거리에서 4~5명의 괴한에게 쇠망치 테러를 당해 중상을 입었다.
샴 의장은 경찰에 의해 인근 퀑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를 공격한 용의자들은 도주한 상태다.
CHRF 관계자는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진 샴 의장의 사건 현장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려 시위대 등에게 상황을 알렸다.
샴 의장에 대한 테러는 CHRF가 20일 첫 복면금지법 반대 시위를 위해, 침사추이에서 웨스트카오룽 고속철도 역까지 행진하며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가운데 발생했다.
이번 테러가 CHRF의 집회 저지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지만 단체 측은 20일 시위를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샴 의장에 대한 테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8월 29일에도 홍콩 시내 음식점에서 대낮에 복면을 쓰고 야구방망이와 흉기를 휘두르는 2명의 괴한에게 공격을 받았다. 당시엔 샴 의장은 다치지 않았지만 함께 있던 동료가 방망이에 맞아 병원 치료를 받았다.
샴 의장은 이러한 CHRF를 이끌어 온 리더 중 한 명으로 SNS와 언론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밝혀 CHRF의 주요 대변인 역할을 해왔다.
그 밖에 홍콩의 민주화를 지지하는 이들도 잇따라 백색 테러를 당했다.
지난달 2일 야당인 데모시스토당의 이삭 청 부주석은 귀가 도중 정체불명의 남성 3명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같은 달 4일에는 반중국 성향 일간지 빈과일보 대표이자 의류 브랜드 ‘지오다노’의 창업자인 지미 라이(黎智英)의 자택 정문에 모자와 마스크를 쓴 두 명의 남성이 화염병을 던졌다.
라이 대표는 지난 6월 이후 송환법 반대 시위를 적극 지지하며 시위에도 참여해 공격의 대상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야당인 민주당 소속 로이 퀑 의원도 같은 달 24일 틴수이와이 지역 주차장에서 자신의 차에 타려다가 괴한 4명에게서 주먹과 발로 무차별 폭행을 당했고, 앞서 지난 8월 18일에는 사틴 지역의 시위를 주도했던 활동가 룽캄싱이 정체불명의 남성들에게 각목으로 구타당했다.
지난 6월 시작돼 4개월째 계속되는 홍콩의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시위는 정부의 강경 대응으로 갈수록 격화하며, 시위대에 대한 경찰의 진압도 폭력적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최근 홍콩 시위에서는 미성년 시위자들을 대거 체포되고 여성 시위자들이 성폭행 및 살해된 것으로 알려져 경찰의 반인권적 행태에 대한 비난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홍콩 시위가 반중(反中) 시위로 확산하는 데 대해 어떠한 경우에도 국가분열 시도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한 입장를 내놓아 홍콩 시위에 대한 중국의 강제 진압 여부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 13일 네팔 수도 카타만두에서 카드가 프라사드 올리 네팔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중국의 어떤 영토라도 분열시키려는 이가 있다면 몸이 부서지고 뼛가루로 산산조각이 나는 결과를 맞게 될 것”이라며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박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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