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홍콩 범민주 진영이 지난달 구의원 선거에서 압승한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주말인 8일 홍콩 도심의 빅토리아 공원에서 홍콩의 민주화를 촉구하는 집회가 진행됐다.
집회를 주도한 범민주파 연합단체 민간인권진선(民間人權陣線·이하 민진)은 이날 집회에 약 100만명이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진은 낮 12시부터 3시까지 집회를 가진 뒤 센트럴의 차터로드를 따라 가두 행진을 벌이며, 정부가 ‘5대 요구 사항’을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범민주 진영은 지난 반년 간 시위를 통해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송환법) 폐지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시행 등을 정부에 요구해왔다.
시위대는 정부가 5대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총파업(罷工), 동맹휴학(罷課), 철시(罷市) 등 ‘3파(罷) 투쟁’과 대중교통 방해 운동 등 전면적인 투쟁 등으로 시위 강도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 경찰은 시위가 폭력적으로 변하자 대규모 가두행진을 금지시켰었지만 지난 수주 간 상대적으로 평화가 지켜지면서 조건제로 이날의 가두행진을 허가했다.
이들이 내건 조건은 △집회 시작 시간과 거리 행진 경로에 대한 지침 엄수 △공공질서 위협 행위 금지 △오성홍기 및 홍콩기 훼손 금지 등이다.
경찰은 그러나 이날 가두행진하는 시위대의 주위에서 엄중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이날 오전 경찰은 11명을 체포하고 소화기와 100발이 넘는 탄환 등 무기들을 압수했다.
시위 주최측의 민간인권전선의 에릭 라이는 경찰에 자제를 당부하며 최루가스를 쏘지 말 것을 촉구했다.
경찰은 그러나 시위대가 도로를 봉쇄하고 상점을 약탁하며 경찰을 향해 화염병을 던지면 시위대 해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시위에서 경찰은 시위대 해산을 위해 최루가스와 물대포, 고무탄 등을 사용했었다.
경찰은 이날 집회를 오후 10시까지로 제한했지만, 행진이 진행될수록 참가자들이 늘어나 경찰과의 충돌 가능성 등으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지난 6월 9일 송환법 반대로 촉발된 홍콩의 민주화 요구 시위는 정부와 경찰의 강경대응, 중국의 개입 등으로 시위자들의 반발이 커지면서 현재까지 반 년간 이어지고 있다.
라이는 이날 행진에 대해 "지난 6개월 간의 우리의 노력을 포기하지 않았음을 캐리 함 행정장관은 물론 전세계에 보여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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