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가 최근 해외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우한폐렴 사태에 대한 비판과 책임을 면하기 위해 시진핑 국가주석 찬양에 열을 올려 빈축을 사고 있다.
중앙 선전부 등은 이달 초, 시 주석의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을 찬양하는 책 ‘대국전 「역」(大國戰 「疫」)’을 긴급 출판했다.
이 책은 제1장에서부터 시 주석이 우한폐렴에 대해 과감한 결단 및 대처에 나서 사태 악화를 조기 차단했다는 등의 칭송을 아끼지 않았고, 우한폐렴에 대한 시주석의 지시, 연설 등을 인용해 최고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고 극찬했다.
관영 매체는 이 책에 대해, “중국 공산당 지도자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제도의 현저한 우위성을 분명히 보여 주었다”고 추켜세웠다.
하지만 우한봉쇄가 1개월 이상 계속되고 있는 데다 우한폐렴의 해외 역유입 등으로 중국 내 확산 위험성이 커지고 있어. 시민들은 선전 당국의 이번 출판에 비난을 토해냈고 결국 이 책은 출판 수일 만에 판매 중지됐다.
베이징대 법학부 출신의 베이징 시민 쉐푸민(薛扶民)은 인터넷에 실명으로 고발문을 게시해 시 주석의 선전을 맡고 있는 왕후닝(王滬寧) 중국 공산당 이데올로기 선전 담당의 사임을 요구했다.
쉐 씨는 고발문에서, “선전 당국은 기본적 윤리와 사회적 양식에 반하고 있다. 중국은 전세계가 우한폐렴으로 고통받고 있는 데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고발문은 순식간에 확산되어 화제가 됐다.
베이징의 독립작가 왕창번(王藏本)은 지난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쉐 씨의 용기를 독려하며, “우리는 재차 독재 정권의 선전이 천리와 인성에 위배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염병의 참혹함이나 고난으로 가득 찬 생명의 비극이 많은 사람의 눈을 뜨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샤밍(夏明) 뉴욕시립대 교수는 RFA와의 인터뷰에서 “우한폐렴은 시진핑 정권에게 닥친 최대 위기다. 당국에 대한 원망과 불만에 등 돌리고 시 주석 칭송에 열을 올린 것은 그 위기를 한층 악화시킨 것과 같다.”고 분석했다.
중국 당국은 노골적인 정치 선전을 진행하는 한편, 정권안정을 위협하는 목소리는 필사적으로 억누르고 있다.
베이징의 시민기자 천츄스(陳秋實)와 우한 시민 팡빈(方斌), 리저화(李澤華) 전 CCTV 기자 등 시민 저널리스트들은 최근 우한의 참상을 외부에 알린 혐의로 잇따라 구속됐다.
중국 정부는 3월 1일, 인터넷 규제를 더 강화하는 ‘인터넷 정보 콘텐츠 환경 관리 규정’을 시행했다. 이에 대해 중국 네티즌들은 “아직도 더 막을 것이 남았냐?”, “이제부터는 은폐와 조작으로 오도된 당국의 선전만 넘쳐나겠구나”는 등의 질타를 쏟아내며, 당국을 비난했다.
김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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