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미국으로 수출하는 한국 기업이 100%가 넘는 고율 관세를 잇달아 부과받고 있다. 미국이 중국산 원재료를 일부 사용한 한국 제품을 중국산으로 간주하면서다.
26일 ‘한국경제’와 업계에 따르면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이 지난 9월부터 고강도 원산지 검증에 들어가면서 고율 관세 대상이 급증하고 있다.
CBP는 한국에서 단조와 열처리·가공을 모두 거쳤지만 원재료인 선재가 중국산이라는 점을 들어 해당 제품을 ‘중국산’으로 판정했다. 과거에는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최종 조립국을 원산지로 인정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원산지 검증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부품사 S사는 그동안 한·미 FTA에 따라 무관세로 수출하다가 이번에 160% 관세율을 적용받았다. 상호관세(10%)와 보복관세(25%), 펜타닐 관세(20%)에 반덤핑 관세(105%)까지 더한 수치다.
CBP는 제품의 핵심 원재료인 동선이 중국산이므로 한국에서 최종 공정을 마쳤더라도 중국산이라고 간주했다. 원산지를 철저히 검증하는 ‘비특혜 원산지’ 규정을 근거로 들었다.
CBP는 중국산에 부과되는 보복관세(25%), 펜타닐 제재 관세(20%), 상호관세(10%)에 고율의 반덤핑 관세(105%)까지 더해 총 160% 세율을 매겼다.
이 같은 미국의 원산지 규정 강화에 따라 50% 관세율을 적용하는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 범위가 확대되면서 수십억원대 추징을 당하는 기업이 속출하면서, 국내 수출기업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케이블 제조사와 자동차 부품사들이 원산지발 고율 관세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국내 광케이블 업체 A사는 핵심 가공과 조립을 모두 한국에서 마쳤지만 유리섬유를 중국에서 조달했다는 이유로 지난 1년간 수출 물량을 소급해 55%(보복관세 35%+펜타닐 관세 20%) 관세를 추징당했다. 같은 이유로 한국에서 최종 조립을 했지만 중국산 동선 등을 사용했다는 점 때문에 중국산으로 인정된 한국 차 부품도 급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만간 철강·알루미늄 함량 가치에 대한 조사 결과가 나오면 고율 관세 대상이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정 제품에서 철강·알루미늄이 들어간 부분에는 50% 관세가 적용되고 나머지 부분에는 10% 상호관세가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