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국내에서 각종 해킹 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국내 주요 기업의 정보보호 투자 비중이 전체 매출 대비 0.1%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폴리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 분석 결과 최근 3년간(2022~2024년) 공시한 585개 기업의 정보보호 투자액은 △2022년 1조7741억원 △2023년 2조2401억원으로 28.4% 급증했지만 여전히 전체 매출 대비 비중은 0.12%에 불과했다. 지난해 총매출(1787조원) 대비 정보보호 투자 비중은 0.13%로, 0.1%선에 갇혀 있는 실정이다.
동기간 이들 기업의 IT 총투자액도 △2022년 28조7949억원 △2023년 36조1091억원으로 대폭 확대됐지만 정보보호에 대한 투자는 전체 IT 투자 대비 6.2% 수준으로 제자리걸음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기업 규모나 업종과 상관없이 정보보호 투자 비중이 저조한 점은 더욱 우려된다. 지난해 정보보호 부문에 1000억원 이상 투자한 곳은 삼성전자(3562억), KT(1250억), 쿠팡(861억), LG유플러스(828억), SK텔레콤·삼성SDS(각 652억), SK하이닉스(622억), 네이버(553억) 순이었다. 반면 플랫폼·통신사의 IT 대비 정보보호 투자 비율은 평균 이하를 기록했다.
네이버·카카오·네이버클라우드 등 국내 플랫폼 3사의 정보보호 투자율은 각각 3.5%, 4.5%, 5.1%로, 전체 기업 평균(6.2%)을 밑돌았다. 통신 3사 중에서는 SK텔레콤이 가장 낮은 4.2%로 나타났으며 KT(6.3%), LG유플러스(7.4%)가 뒤를 이었다. SK텔레콤은 최근 유심 해킹 사건으로 보안 취약성이 드러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정보보호 투자를 IT 투자 일부가 아니라 필수 안전장치로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글로벌 컨설팅사 KPMG는 최근 조사에서 전 세계 CEO의 64%가 AI에 최우선 투자하겠다고 답했지만 61%는 AI 도입 시 윤리·보안 문제를 가장 큰 장애물로 꼽았다.
최근 국내외에서 AI 해킹, 개인정보 유출 등 보안 사고가 늘고 있는 점은 국내 기업의 정보보호 수준을 점검해야 하는 시점임을 방증한다.
기업 현장에서 정보보호 담당자는 "예산을 요청해도 최우선 항목으로 채택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아쉬움을 토로한다. 통상 IT 투자 예산에 묻혀 해킹이나 DPI, 암호화와 같은 보안 영역은 비용 대비 효과가 평가되기 어렵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AI·클라우드 확장, 데이터 거래 활성화와 함께 사이버위협이 고도화되는 현시점에서는 정보보호의 투자 부족이 오히려 기회손실과 신뢰도 하락으로 직결될 수 있다. 학계 관계자도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기업이 보안에 대한 인식을 혁신하지 않으면, AI 혁신이 오히려 역효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국내 주요 기업은 IT 혁신과 정보보호 정책에 대한 '균형 투자' 체계 수립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 규모만 늘리는 데 집중하지 않고 기술 전개 단계에서 보안성을 설계하고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 보안 없는 AI는 브레이크 없는 차
올해 들어 국내 사이버 보안 환경은 연속된 침해사고로 크게 흔들리고 있다. 최근 쿠팡의 대규모 정보 노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된 데 이어, 업비트의 445억원 규모 가상자산 탈취, 넷마블의 개인정보 유출, 금융권을 겨냥한 랜섬웨어 캠페인까지 동시다발적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AI 확산 속도만큼 보안 위협도 진화하고 있다. 딥페이크를 이용한 금융 사기, 변종 악성코드 생성, 자동화된 피싱 메일 등 AI 기반 공격은 기존 보안 체계가 가정한 위협 수준을 넘어서는 양상으로 나타난다. 방어 체계 역시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전환되고 있지만 공격과 방어 모두 AI로 무장하는 국면에서 보안은 더 이상 운영 비용의 범주를 벗어나 AI 경쟁력의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보안 전문가들은 보안 없는 AI를 브레이크 없는 고성능 차량에 비유한다. AI의 분석 능력과 속도가 아무리 뛰어나도 데이터가 유출되거나 변조되면 시스템 신뢰성과 안정성은 동시에 흔들리게 된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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