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더불어민주당이 강행하는 DMZ법에 대해 외교·안보 부처와 유엔군사령부가 이견과 반대를 각각 내놨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8월 26일 비군사적·평화적 목적으로 비무장지대(DMZ: demilitarized zone)를 방문할 경우 유엔군사령부(유엔사)의 허가가 없어도 방문할 수 있도록 하는 'DMZ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DMZ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재강 의원 역시 동월 「비무장지대의 보전과 평화적 이용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법을 대표발의했다.
해당 의원들은 정전협정이 "순전히 비군사적인 성질에 속한다"는 서문 내용을 근거로 민간인의 출입까지 유엔사가 통제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영토주권'론을 내세우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역시 과거 주요 인사의 출입 불허 사례를 거론하며 법 추진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 국방·외교부 "정전 체제 혼란과 韓·美 균열 초래"
하지만 국방부와 외교부는 유엔사와 협의가 선행돼야 한다며 신중한 분위기다. ‘트루스데일리’ 등에 따르면 국방부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유엔사와 사전 협의 없이 비무장지대의 출입 등 이용을 국내 법률로 규정하면 정전 체제 관리에 불필요한 혼선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국방부는 이번 법안이 "정전협정을 준수하지 않는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면 한·미 관계와 유엔사 회원국들과 국제적 신뢰 및 안보협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법안 추진이 가져올 외교적 문제를 지적했다.
외교부 당국자 역시 "유엔사 및 유관 부처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추진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성급한 법제화에 선을 그었다.
■ 유엔사 "출입 통제권은 반드시 유지 要"
가장 큰 걸림돌은 70여 년간 DMZ를 관리해 온 유엔사의 확고한 입장이다. 유엔사는 출입 목적이 비군사적이라 할지라도 정전협정 관리 차원에서 통제권은 반드시 유지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유엔사는 17일 성명을 내고 DMZ 출입 통제 권한이 유엔사에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유엔사는 홈페이지에 올린 ‘군사정전위원회의 권한과 절차에 대한 성명’에서 정전협정 1조 9항을 인용해 “군사분계선 남쪽 DMZ 구역의 민사 행정 및 구제 사업은 유엔군사령관의 책임”이라고 했다.
유엔사 측은 조원철 법제처장이 8일 유엔사 군사정전위 비서장을 만나 의견을 청취했을 때도 이 같은 반대 입장을 명확히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 안보 공백 우려되는 '정치적 무리수'
안보 전문가들은 유엔사 동의 없이 국내법으로 DMZ 출입을 강행할 경우,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미 안보 협력의 근간인 유엔사의 위상을 흔들어 유사시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상황을 초래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평화’라는 미명 아래 국가 안보의 최후 보루를 스스로 허물고 국제적 신뢰마저 스스로 깨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같은 날 김효은 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유엔사의 반대 성명에도 DMZ법을 강행하는 정부와 민주당은 피 묻은 목함지뢰의 교훈을 잊은 ‘가짜 평화쇼’를 멈추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유엔사의 이례적 반대 성명에도 불구하고, 소위 DMZ법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며 “정전협정 체제 아래 DMZ 출입 통제 권한을 둘러싼 민감한 사안을, 오직 ‘평화’ 구호로만 밀어붙이는 폭주에 아연실색할 따름”이라고 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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