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2018년부터 2025년 6월까지 7년간 중국산 표고버섯 915톤이 국산으로 둔갑해 유통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부당 이익은 2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푸드레시피’ 등 국내 보도에 따르면 경북 김천의 한 농장주가 중국산 원물을 킬로그램당 약 5,500원에 들여와 국산으로 재포장한 뒤 농협 로컬푸드 매장과 대형마트에 납품한 것이 적발됐다.
이 과정에서 농협은 자필 증명서만으로 원산지를 검증했고, 이 허점이 7년간 지속된 둔갑 유통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소비자들은 믿을 만한 유통 경로라고 생각했던 농협 매장에서조차 중국산을 국산으로 구매했던 셈이다.
건표고는 생표고를 말리는 과정에서 여러 산지의 물량이 한 작업대에 모이면서 원산지 정보가 분리된다. 건조와 선별이 끝난 뒤에는 외형만으로 중국산과 국산을 구분하기 어렵다.
표고버섯의 갓 두께나 형태는 재배 환경과 건조 방식에 따라 달라지므로, 중국산이라도 잘 관리하면 국산처럼 보일 수 있다.
이 때문에 포장 단계에서 붙는 원산지 표시가 사실상 유일한 판단 기준이 되는데, 이 표시를 악의적으로 조작하면 소비자는 속을 수밖에 없다. 건표고 유통 구조 자체가 원산지 둔갑에 취약한 환경을 만들어온 것이다.
2015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된 이후 중국산 표고버섯과 톱밥 배지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 중국산은 국산보다 가격이 낮지만, 국내 원목재배 농가는 인건비와 시간 부담으로 규모를 줄이는 흐름이다.
원목재배 표고버섯은 톱밥배지재배 제품보다 4배에서 5배 비싼 가격에 거래되지만, 중국산 톱밥배지는 과일나무 가지나 옥수수대, 수수대 같은 재료를 사용해 표고 특유의 향과 맛이 떨어지는 편이다. 이 덕분에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이 시장을 잠식하면서 원산지 둔갑 유인도 커진 셈이다.
산림청은 2026년부터 표고버섯 품종 표시제를 도입해 원산지와 품종을 의무적으로 표기하도록 했다. 화고와 동고 같은 등급 정보와 함께 원산지를 명확히 밝혀야 하며, 종균 생산부터 재배와 유통까지 이력을 관리하는 시스템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