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우한폐렴(코로나19)의 과정을 다룬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중국 드라마가 여성차별 논쟁을 촉발시켰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17일 중국 국영 TV에 '위험 지역의 영웅들'(Heroes in Harm's Way)라는 드라마가 방영됐다.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선하이슝(愼海雄) 공산당 선전부 부부장이 연출한 이 드라마는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발생한 감동적 사연들과 코로나19와 싸워 승리한 중국인들의 용기에 찬사를 보내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코로나19 발생 초기 우한의 공포 분위기와는 전혀 맞지 않게 동떨어진데다 드라마에 잠깐 등장하는 여성들을 비하하는 내용을 담아 소셜미디어에서 거센 비난의 초점이 됐다.
문제가 된 내용은 우한의 한 버스회사에서 폐쇄 조치가 내려진 상황에서 비상 운행에 나설 기사를 모집하는 것과 관련돼 있다.
수십 명의 남성 기사들이 비상운행을 자원하지만 여성은 단 한 명도 없다. 버스 회사 대표가 한 여성 기사에게 비상 운행을 할 수 있느냐고 묻자 여성 기사는 "못 한다"고 거부한다.
짧은 분량이었지만 이러한 장면이 방영되자 소셜미디어에서는 큰 소동이 빚어졌다.
중국 사회의 성차별주의를 보여주는 명백한 사례로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여성들의 기여를 지우려는 시도라는 비난이 거세게 일었다.
실제 우한의 코로나19 위기 동안 코로나19와의 싸움 최전선을 지킨 의료 종사자의 대부분은 여성들이었다.
지난 3월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우한과 후베이성에서 코로나19와 싸우는 의료 종사자의 3분의 2가 여성들이라고 보도했으며, 관영 신화통신도 상하이에서 우한으로 파견된 의사의 절반 이상과 간호사의 90% 이상이 여성이라고 전했다.
드라마가 방영되자 즉각 드라마 '위험 지역의 영웅들'의 방영 중단을 요구하는 해시태그가 개설됐고 사흘만인 20일 현재 1억4000만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실제로 드라마 방영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많은 네티즌들은 또 여성 의료 종사자들이 코로나19와의 싸움 최전선을 지키고 있다는 중국 관영 언론들의 보도를 스크린샷으로 찍어 소셜미디어에 공유했다.
드라마 방영 중단 여부를 묻는 여론조사에서는 약 93%가 방영 중단에 찬성했고 7%만이 방영을 계속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러한 소동은 중국이 코로나19로부터 벗어나고 있다고 선전하면서 코로나19 발발과 관련한 이야기를 다시 쓰려는데 대한 냉소와, 코로나19의 실상을 알리려는 내부 고발자 등 반대 세력을 침묵시키려는 시도에 대한 환멸, 여성에 대한 중국 사회의 지속적인 차별에 대한 분노 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네티즌들은 “코로나19에 대한 사람들의 기억이 아직 생생한데고 이 같은 드라마를 방영하는 것은 시청자들에 대한 모독이다”, "모든 사람들이 정확한 집단 기억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는 등의 댓글을 남겼다.
비난이 거세지자 중국 당국은 20일 드라마 방영 중단을 요구하는 해시태그를 차단했다. / NEWSIS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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