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후나이원(胡乃文 중의사)
[SOH] 동한(東漢)시대의 장중경(張仲景)은 환자의 맥(脈)이 매우 조화로워 맥박수도 적당하고 부위에 따른 맥의 모양도 적당해 꾀병(詐病)임이 틀림없을 때 ‘(당신의) 병이 매우 심각하군요. 당장 구토하고 설사하는 약을 먹어야 합니다. 그리고 수백 군데 혈 자리에 침과 뜸을 떠야만 겨우 나을 수 있습니다’ 라고 처방하면서 환자에게 말했습니다.
그러면 대부분의 꾀병환자는 더 이상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만약 정말 꾀병 환자라면 침이나 뜸을 맞는 것이 무서워 계속 아픈 척 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장중경이 2,000년 전에 사용한 방법이었습니다.
필자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조회시간 운동장에서 기절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양호실 침대에 눕게 되었는데 그때 저는 속으로 ‘많이 쉴 수 있어서 좋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당시는 중학교 입학시험을 치르던 때라 초등학교 5, 6학년 학생들의 수업량이 꽤 많을 때였지요. 좋은 성적을 내려면 책을 많이 읽고 또 수업도 많이 들어야 했는데, 나는 선생님께 책을 읽으라고 지적당하는 것이 싫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양호실에 누워 있으니 얼마나 좋은지! 깃발을 들거나 수업을 듣지 않아도 되니 이 얼마나 좋은가! 저는 이런 생각으로 양호실 침대에서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누워 있는데 선생님들의 대화가 들리는 것입니다. ‘큰 주사기로 식염수나 포도당 주사를 놓아야겠어’ 아마 선생님은 이런 방법으로 저를 놀라게 하신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아이고! 안 되겠다. 주사를 맞으면 많이 아플텐데!’라고 생각하고 얼른 침대에서 일어나 꾀병을 부리지 않고 수업에 들어갔습니다.
지금도 가끔 멀쩡한데 아프다고 속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나는 이런 꾀병환자들에게 때로 이런 방법을 사용합니다. 가령 아프다는 사람, 특히 어린이 환자에게 심각한 표정으로 ‘병이 나으려면 침을 많이 맞아야 한다’라고 말해줍니다. 이렇게 하면 어린이들은 침 맞는 것이 두려워 감히 꾀병을 부릴 생각을 하지 않게 되죠.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