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후나이원(胡乃文 중의사)
[SOH] 백출과 비슷한 약재 중에 ‘창출(蒼朮)’이 있습니다. 고대에는 창출과 백출을 구별하지 않고 모두 출(朮)이라고 했는데 후세에 들어서는 창출과 백출을 구분해 씁니다. 창출은 약재의 성질이 백출보다 맵고(辛) 건조(燥)해 담수(痰水)를 물리치는 효과가 백출보다 좋습니다.
이런 차이 때문에 백출은 일반적으로 보약에 많이 사용하고 창출은 습을 제거하는 용도로 많이 사용하지요. 대표적인 예가 평위산(平胃散)으로 후박과 창출을 사용해 습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또한 창출은 사기(邪氣)를 물리칩니다.
중국에서 창출의 주요 산지는 모산(茅山)인데요. 윗면에 붉은 주사와 같은 점이 있고 단단하며 작은 것이 좋은 것입니다. 창출은 성질이 건조하기 때문에 포제할 때에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창출의 건조한 성질이 몸에 좋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창출의 약효를 이용하되 가급적 부작용을 제거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특수한 포제법을 사용합니다.
창출을 찹쌀 뜨물에 담가두었다가 말리는 방법으로 냄비에 약재를 넣고 가급적 불의 열기를 이용해 즙액을 제거합니다.
또 참깨를 창출과 함께 볶기도 합니다. 참깨는 윤기가 있어 창출의 건조한 성질이 완화되기 때문이죠. 이처럼 포제를 거친 창출로 치료를 하면 효과도 당연히 달라집니다.
‘수음지벽랑(水飮之澼囊)’이란 병이 있는데요. 이 병은 물을 지나치게 많이 마시거나 위장에 물이 많이 고여서 생긴 것입니다. 물이 많이 쌓여 일종의 적체(積滯)가 생기는데 마치 주머니 모양을 이룬 것이죠. 이런 증상에 쓰는 대표적인 처방이 ‘신출환(神朮丸)’으로 창출의 조습(燥濕)작용을 이용해 수음의 벽랑을 치료합니다.
‘신출환’은 창출, 대추, 참기름 등으로 만들죠. 중의학에서 비토(脾土)의 주요작용은 습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창출은 비토를 실(實)하게 하고 기능을 강화하지요. 금원시대의 명의 주단계(朱丹溪)는 ‘비토를 실(實)하게 하고 비를 건조하게 하는 것이 담을 치료하는 근본’이라고 했습니다. 그 외에 창출은 ‘여섯 가지 울증(六鬱)’을 풀 수 있습니다. 여기서 울(鬱)이란 혈액이나 물 등이 울체되어 막힌 것을 말합니다. 울증을 풀어주는 대표적인 처방이 ‘월국환(越鞠丸)’인데 이 처방에 들어가는 주요약재는 창출, 향부자(香附子), 신국(神麴) 입니다.
창출은 산정(山精) 또는 산강(山姜)이라고도 하는데, 수련서 도선록(導仙錄)에는 ‘오래 살고 싶으면 마땅히 산정자(山精子)를 먹어야 한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산정자는 창출을 말하는데 창출은 습을 제거하므로 신체가 가벼워져 산을 뛰어다닐 수 있으니 더욱 건강해지겠죠. 그래서 도선록에서는 ‘창출을 환으로 만들어 자주 먹으면 장수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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