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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고영웅인물] 한신(韓信) ‘큰 뜻을 품고 세상을 피해 은거하다’

편집부  |  2020-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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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SOH 자료실]


들어가는 말


한신은 진(秦)나라 말기 천하 영웅들이 각축하던 혼란한 국면을 5년 만에 끝내고 중원대지를 재통일했다. 한나라가 천하를 얻은 것은 모두 그의 공이다.


한신은 모든 싸움에서 전승하는 신화를 창조했으며, 천하에 둘도 없는 패왕(霸王) 항우(項羽)마저도 그에게 패했다.


한신은 또 역사적으로도 보기 드문 대근기(大根器)의 사람으로, 이유 없이 남의 가랑이 밑을 기어나가는 치욕을 당했음에도 화를 내지 않고 참아내는 대인지심(大忍之心)을 완벽히 풀어냈다.


그의 용병술을 보면 이미 성인이나 신선의 경지에 도달했다. 천마(天馬)가 하늘을 날듯 단번에 일을 해치워 마치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 같았고 또 아주 힘든 일도 쉬운 것처럼 처리했다. 용병의 신(神)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역사상 그와 견줄 사람이 없고 불세출의 뛰어난 재주는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한신은 모든 전쟁에서 절묘한 경지에 이른 지휘예술과 천하를 경략한 군사전략을 펼쳐 천추에 명성을 떨쳐, 용병의 신선이자 전쟁의 신(國士無雙,兵仙戰神)’으로 칭송받고 있다.


제1장 큰 뜻을 품고 세상을 피해 은거하다


한신(韓信)은 강소(江蘇) 회음(淮陰) 사람이다. 출생 시 그의 집안이 이미 몰락했기 때문에 그의 가계에 대해서는 상세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 단지 청소년시기 어머니와 의지하며 아주 가난하게 살았다는 것만 알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의 집은 병서(兵書)와 보검(寶劍)을 소장하고 있어 어려서부터 많은 병서를 접촉할 기회가 있었고 또 상당힌 양호한 교육을 받았다. 이런 방면에서 추론해보자면 “한신은 아마 한(韓)나라의 후예”(명나라 이정기李廷機의 《감략(鑒略)‧진기(秦記)》)로 그의 조상은 귀족이었을 것이다.


한신은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 더욱 궁핍해져 늘 끼니 걱정을 해야 했다. 가난 때문에 그는 다른 사람들의 냉대와 모욕을 수없이 겪었고 또 남의 도움도 받아야 했다. 역사적으로 많은 고사성어와 전고가 모두 이 시기 한신의 경력과 관련이 있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창정지객(昌亭之客 남창 정장의 식객), 신취욕식(晨炊蓐食 새벽에 밥을 지어 이불속에서 먹다), 과하지욕(胯下之辱 남의 가랑이 밑을 기어나가는 치욕), 일반천금(一飯千金 밥 한끼 얻어먹은 은혜를 천금으로 갚다), 능굴능신(能屈能伸 실의했을 때는 잘 참고 득의했을 때 포부를 잘 편다) 등등이다.


당시 남창정(南昌亭 정이란 진나라 때 지방의 말단 행정단위다)의 정장이 한신을 높이 평가해 비록 당장은 가난하지만 나중에 반드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고 그를 잘 보살펴주었다. 그는 늘 한신을 자기 집에 데려다가 밥을 먹이곤 했지만 그의 아내는 한신을 몹시 미워했다.


정장의 아내는 한신을 쫓아내기 위해 새벽에 밥을 지어 식구들에게 일찍 밥을 먹였다. 한신은 평소대로 아침을 먹기 위해 정장의 집을 찾았지만 식탁은 텅 비어 있었고 음식도 전혀 없었다.


한신은 단번에 그 뜻을 알아차리고 고개를 돌렸고 이후 더는 정장의 집을 찾아가지 않았다. 나중에 이 이야기가 2개의 고사성어로 변했으니 바로 창정지객(昌亭之客)과 창정여식(昌亭旅食)이 그것이다.


한신은 글공부를 하는 틈틈이 시간이 나면 강가에 나가 낚시를 하곤 했다. 그곳에 옷을 세탁하는 아낙이 하나 있었다. 그녀는 한신을 매우 동정해 늘 자신의 먹을 것을 나눠주곤 했다. 한신은 마음속으로 몹시 감격했고 나중에 그녀의 은정에 반드시 보답하리라 맹세했다.


훗날 한신이 초나라 왕으로 금의환향했을 때 정말로 그녀에게 천금을 주어 예전에 자신을 도와준 은혜에 보답했다. 여기서 ‘일반천금(一飯千金)’이란 고사성어가 나왔다. 즉 남에게 받은 작은 은혜를 크게 보답한다는 뜻이다.


역사적으로 한신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사기》 〈회음후열전(淮陰侯列傳)〉이다. 이 책에는 한신이 청소년기에 할 일 없이 빈둥거리는 사람으로 묘사됐다. 사실 당시 한신의 가슴 속에는 사해를 담아내고 천하를 석권할 큰 뜻이 있었다.


청나라 학자 왕명성(王鳴盛)은 《십칠사상각(十七史商榷)》 5권에서 “(한신이) 밥을 얻어먹으며 모욕을 당할 때에도 깊이 헤아린 것이 이미 오래되었다. 나중에 백만의 무리로 싸우면 반드시 이기고 공격하면 반드시 취하게 된 것은 모두 평소의 공부에 기반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신은 단지 병서만 숙독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를 두루 섭렵했는데 천문 지리 법률과 제도는 물론 군사 상식 등에도 정통했다. 또 백리해(百里奚 춘추시대 진나라의 뛰어난 재상)가 진(秦)나라를 도와 패자를 칭하게 한 역사전고에 대해서도 상세히 알고 있었다. 또 나중에 병서를 저술하고 군중의 율령을 수정한 것 등을 보면 그는 책을 많이 읽어 학식이 풍부한 인물이며 결코 한가하게 놀고 지낸 사람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한신이 어렸을 때 장래의 포부를 보여주는 한 가지 일화가 있다. 한신이 십오륙 세 무렵 모친이 세상을 떠났다. 비록 집은 가난했지만 그는 모친의 묘지를 넓고 높은 곳에 골랐다. 묘지가 얼마나 넓었는지 주변에 족히 만호가 거주할 수 있을 정도였다. 이는 한신이 나중에 만호의 봉읍을 받을 제후가 된다는 믿음이 있었음을 뜻한다.


한신이 이름을 얻기 전에 또 한 가지 유명한 사건이 있으니 바로 과하수욕(胯下受辱)이다. 당시 한신은 비록 생활이 곤궁하긴 했지만 큰 뜻을 품고 있었고 늘 한 자루 보검을 휴대하고 다녔다. 회음성 안에 무뢰한 백정의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한신을 욕보이려 생각했다. 이에 시장에서 한신이 가는 길을 가로막고는 말했다. “네가 보검을 차고는 무엇을 한다는 거냐? 보검을 찬 네가 감히 사람을 죽일 수 있겠느냐? 죽일 수 있다면 내 목을 쳐 보거라. 만약 사람을 죽일 수 없다면 내 가랑이 사이로 기어나가라.”라고 했다. 이런 도발에 직면해서도 한신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한참동안 상대방을 바라보다가 결국 태연하게 몸을 구부려 가랑이 밑으로 기어나갔다.


송나라의 대문호 소식(蘇軾 소동파)은 《회음후묘기(淮陰侯廟記)》에서 한신이 소년시절에 ‘모욕을 참고’ 견디며 ‘영웅이 되려는 웅장한 포부를 품은’ 경지에 대해 묘사했다. “용이 신령한 까닭은 변화를 잘해 능히 굽히고 펼 수 있기 때문이다. 여름에는 하늘을 날아 그 신령함을 드러내지만 겨울에는 진흙 속에 웅크려 그 해로움을 피한다.……. 장군은 치욕을 참아가면서 어리석은 척 세상을 피했으나 굴기해서 포부를 펼치려는 큰 뜻이 있었다. 나중에 초나라 왕이 되어 빨래하는 아낙에게 은혜를 갚았고 패왕의 지략과 영웅이 되려는 큰 뜻을 품었다. 뜻은 육합(六合)을 삼키고 기개가 만 명을 덮었기 때문에 가랑이 아래로 기어가는 치욕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이다.


담담하게 치욕을 견뎌낼 수 있는 사람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의기소침해져서 구차하게 편안을 구하는 사람인데 소위 말하는 담이 작은 겁쟁이다. 반면 뜻이 원대해 능히 굽히거나 펼 줄 알며 치욕을 참고 중책을 맡을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진정으로 지혜로운 사람이다. “옛날의 소위 호걸지사는 반드시 일반 사람을 뛰어넘는 절개가 있고 인정(人情)으로는 참아낼 수 없는 것이 있다.


필부는 모욕을 당하면 칼을 뽑아들고 일어나서 싸우지만 이는 용기라고 하기에는 부족하다. 천하의 큰 용기는 갑자기 닥쳐도 놀라지 않고 이유 없이 가해도 화내지 않는데 이는 그 품은 뜻이 아주 크고 멀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한신의 과하지욕을 위인의 행동으로 인정하는데 특히 회음 사람들은 과거 한신의 일화가 있던 지방에 ‘과하교(胯下橋)’라는 다리를 만들어 큰 뜻을 품고 소인배와 다투지 않은 한신의 대범한 흉금을 기념하고 있다. (계속) / 大紀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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