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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공의 올바름에 모든 중들이 굴복하고 음양의 도리를 깨쳐주다(2)-66화

편집부  |  2017-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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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H] 지난시간 삼장이 숙소를 구하기 위해 직접 들어갔다 서러움을 당하고 나온 모습을 본 제자들은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오공은 스승의 얼굴에 노기가 서린 것을 보고는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오공 : “스승님, 이 절의 중놈들이 스승님을 때리거나 욕보였습니까?”
삼장 : “아니다. 그러지 않았다.”
팔계 : “틀림없이 때린 게야. 안 그럼 어찌 스승님의 목소리에 울음기가 섞여 있겠   어?”
삼장 : "얘들아, 이곳은 묵을 데가 못되는 것 같다.“
오공 : "부처님 밑에서는 모두 다 인연이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잠시 기다려보십쇼, 제가 한번 들어가 볼 텝니다.”
마침 저녁 향을 피우던 도인이 불전의 향로에 향을 꽂다 오공이 ‘이놈아’라고 호통을 치자 화들짝 놀라 나자빠졌습니다. 넋이 빠지게 놀란 도인은 허둥지둥 달려가 아뢨습니다.
도인 : “주지스님, 밖에 웬 스님이 와 있습니다.”
주지 : “너희가 진정 매가 맞고 싶어 몸살이 난 게로구나. 처마 밑에서라도 웅크리고 있게 하랬더니 왜 이리 시끄럽게 성화냐?”
도인 : “아까 온 중과는 달리 아주 흉악하게 생겼습니다. 눈은 동그랗고 귀는 뾰족하고 얼굴은 온통 털북숭이인데다 입은 뇌공같이 생겨먹었습니다. 손에 철봉을 들고 이를 악물고 있는데 사람을 찾아 마구 두드려 팰 기세였습니다.“
주지가 막 문을 열고 나서려는데 오공이 저벅저벅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오공의 몰골이 여간 험상궂지 않은지라 주지는 급한 나머지 와락 문을 닫아버렸습니다. 오공은 달려들어 방장문을 짓부수면서 벼락치듯 큰소리로 외쳤습니다.
오공 : "깨끗한 방 천 칸을 지체 말고 빨리 치워놔라. 이 오공이 거기서 쉬어야겠다.”
주지 : “아니 저놈은 어찌도 저리 무섭게 생겼느냐? 입으로 나오는 말은 더 끔찍스럽구나. 합쳐봐야 3백 칸이나 될 이곳에서 천 칸을 내놓으라니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도인 : “스님 저도 간 떨어지게 놀랐습니다요. 주지스님이 어찌 좀 해보십시오,”
주지 : “(벌벌 떨며)아이고 장로님! 이런 작은 절간에서 묵게 해드리기가 불편하오니 제발 다른 곳으로 찾아가 숙소를 빌리시기 바랍니다.”
오공 : “뭐라? 우리가 묵는 게 불편하다면 니들이 여기서 나가도록 해라.”
도인 : “맞설 것 없이 잠시 피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안 그랬다간 저놈의 몽둥이에 잘못되기 십상이겠습니다.”
주지: “그게 지금 말이라고 하느냐? 식솔이 4,5백명이나 되는데 어디로 간단 말이더냐?”
오공 : “이봐 주지! 나갈 데가 없다면 한 사람 내보내 나와 곤봉을 겨루어 보게 해라”
주지 : “네가 나가 저 녀석과 한번 겨뤄보도록 해라.”
도인 : “저 엄청나게 굵은 철봉을 보시고도 저더러 나가 맞서 보라는 겁니까? 저 철봉에 얻어 맞는 건 둘째 치고 저것이 넘어져 밑에 깔리기만 해도 저는 육회가 되고 말 것입니다요.”
주지 : “하긴 저리 세워만 놓아도 큰일이지, 생각도 못하고 이마라도 부딪치는 날엔 구멍이 펑 뚫리고 말 거니까.”

그들이 이렇게 옥신각신하는 사이, 오공은 혼잣말로 중얼거렸습니다.
오공 : “저것들이 어찌 이 몽둥이를 당해 낼 수 있단 말이더냐? 하나씩 때려눕혔다간 내가 또 살생을 저질렀다고 스승님께서 꾸짖을 것 아니겠어? 어디 다른 물건을 하나 찾아서 본때를 보여줘야겠다.”
오공은 고개를 들어 주위를 휙 둘러보니 방장문 앞에 큼직한 돌사자 한 마리가 웅크리고 앉아 있었습니다. 오공은 철봉을 집어 들어 그것을 힘껏 내리쳤습니다. 그러자 탁!하는 소리와 함께 돌사자가 산산조각 나버렸습니다.
도인 : “나리님 맙소사! 제발 목숨만 살려 주십시오.”
오공 : “이봐 주지, 널 때리진 않겠다. 지금 이 절에 중이 모두 얼마나 있느냐?”
주지 : “앞뒤에 전부 285개의 승방이 있고 도첩을 가진 중이 5백여 명이 있습니다.”
오공 : “그럼 그 중들에게 옷을 차려 입히고 밖에 나가 당나라 스님을 맞아들이게 해라. 그렇다면 내 널 용서해주마.”
주지 : “간 떨어져 놀란 것은 고사하고 염통이 터졌더라도 빨리 좀 가서 전하거라. 다들 밖으로 나가 당나라 스님을 영접해 모시라 전해라.”
도인은 감히 정문으로 나갈 생각도 못한 채 뒤편의 개구멍으로 빠져 정전으로 나가 종과 북을 요란스레 두드려댔습니다.

중들 : “아니, 때 아닌 종과 북소리는 무슨 일이지?”
도인 : "빨리 옷들을 갈아입고 주지스님을 따라 산문 밖으로 나가 당나라 장로님을 맞아들입시다. 어서 어서 서두르세요,“
중들은 시키는 대로 차례로 열을 지어 산문 밖으로 나갔습니다. 어떤 이는 가사를 걸치고 어떤 이는 편삼을 걸치고 또 어떤 이는 직철을 입고 있었으며 아주 가난해 긴 옷차림을 못한 자는 치마 두 폭을 이어서 몸에 걸치고 있었습니다.
오공 : “이봐, 임자들 입고 있는 것 뭔가?”
중들 : “나리님! 말씀드릴 테니 제발 때리지만 말아 주세요. 이건 저희들이 성안에 들어갔다가 시주받은 무명입니다. 그런데 여기는 재봉집이 없어서 저희들 손으로 아무렇게나 지어 입은 겁니다.”
오공은 속으로 웃으면서 중들을 산문 밖으로 데리고 나가 무릎을 꿇게 했습니다. 그러자 주지는 머리를 땅바닥에 조아리며 큰 소리로 말을 했습니다.
주지 : “당나라 장로님! 부디 방장으로 들어가십시다.”

팔계 : “역시 스승님은 안되겠어용. 스승님은 들어가셨다가 눈물이 그렁해 가지고 나오셨지만 사형은 되려 저것들이 절을 해가며 영접하게 하지 않았습니까?”
삼장 : “이런 바보 같으니라구. 어찌 그리 예의라곤 통 모르느냐? 귀신도 악인은 무서워한다고 했단다.”
중들 : “나리님. 나리님께서 제자 분들에게 저희들을 때리지 말라고 해주십시오. 그러신다면 저희들은 여기에 한 달이라도 꿇어 앉아있겠습니다.”
삼장 : “오공아. 저분들을 때리지 말도록 해라.”
오공 : “스승님, 저는 절대로 때린 적이 없습니다. 만일 제가 때렸다면 저렇게 무사할 리 없잖습니까!”
우여곡절 끝에 주지의 방장에 들어와 자리를 잡은 삼장은 중들이 또다시 절을 하려하자 거듭 사양을 했습니다.
삼장 : “스님 더는 이러지 마십시오. 소승 송구해 몸 둘 바를 모를 지경입니다. 우리 모두 다 같은 불제자가 아닙니까?”
주지 : “장로님은 상국의 사신이신데 소승 미처 마중 나가지 못했습니다. 모처럼 누지에 오셨는데 장로님께선 지금까지 소식(채식)을 하셨나요, 육식을 하셨나요. 말씀해주시면 저희들이 정성껏 공양을 준비하겠습니다.”
삼장 : “소식(채식)을 해왔습니다.”
주지 : “제자들은 육식을 했겠지요?”
오공 : “아니오, 우리도 소식을 하겠소. 종래로 소식만 해왔으니까”
주지 : “아니 그처럼 위엄스러우신 분이 소식을 다 하시다니요!”
중 : “소식을 하신다니 그리 준비는 하겠습니다만 공양밥은 얼마나 지어 드리면 될까요?”
팔계 : “이런 이런... 좀스런 녀석 같으니라구. 힝! 무얼 자꾸 묻는 거야. 한때에 한 섬쯤 하면 될게 아니냐?”
삼장은 공양을 마친 후 주지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습니다.
삼장 : “이리 폐를 끼쳐서 미안합니다. 저희가 어디서 쉬어야 할까요?”
주지 : “원 별 말씀을, 오히려 대접이 시원치 못해 죄송합니다. 잠자리는 저희가 마련해 드리겠습니다. 이 보거라! 한 두 사람 보내 풀을 베어다 당승님의 말을 잘 먹이도록 하고 몇 사람 뽑아 앞채 선당을 깨끗이 쓸고 침대와 휘장을 준비해 장로님들을 모셔다 주무시도록 해라.”
삼장이 선당 복판에 자리 잡고 앉자 등불 아래에는 5백 명의 중들이 시중을 들기 위해 두 줄로 늘어서서 삼장의 분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삼장은 허리를 굽혀 그들에게 말하였습니다.
삼장 : “이제 모두 돌아들 가십시오. 소승이 마음놓고 잘 수 있게 말입니다.”

삼장이 그렇게 권하길 몇 차례, 모두가 물러난 밤. 문간을 나와보니 휘영청 밝은 달이 하늘 높이 걸려 있었습니다.
삼장 : “제자들아!”
삼라만상이 고요한 밤. 교교한 달빛 아래 깊이 잠든 산천을 바라보는 삼장은 감회가 북받쳐 올라 시 한 수를 읊었습니다.

거울같이 둥근 달 하늘 높이 걸려있고
흘러가는 산천 그림자 땅위에 온전하구나.
달나라 궁전에는 맑은 빛 가득 차 넘치고
빙고와 은쟁반엔 시린 기운 가득 서렸을라.
밝고 맑음이 만리에 가득 차
일 년에 이 밤의 밝음이 첫째로구나.
얼음같은 둥근 달 푸른 하늘에 걸렸는데
객사의 찬 방엔 외로운 길손 수심에 젖고
산촌의 주막엔 늙은이 잠들어 있네.

오공 : “스승님, 스승님은 달빛이 밝은 것만 보고 고향생각을 하고 계시지만 저 달 속에 담긴 이치에 대해선 모르고 계십니다. 하여 시에 이르기를 ‘상현의 뒤쪽은 하현의 앞쪽이요 약의 맛은 덤덤하나 기상은 온전하네. 그것을 따다가 화로에 달이면 심신의 공과가 서천이 되리라.’라고 한 것입니다.”
오정 : “사형의 말이 옳기는 하지만 그저 현의 앞은 양에 속하고 뒤는 음에 속하며 음속에 양이 반쯤 들어차면 물을 얻은 금과 같다고 한데 불과한 겁니다. ‘물과 불이 서로 도와 인연있으니 모두가 토모(土母) 때문에 이룩되었네. 셋이 모여 다투지만 않는다면 장강에 물 있고 하늘에 달 있으리.’라고 하는 데까지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삼장 : ‘물은 팔계를 불은 오공을 그리고 토모는 오정을 가리키는구나. 이것은 한가지 이치에 통하면 백 가지 이치를 알 수 있고 불생불멸의 이치를 설파하면 곧 신선이 된다는 것이로구나.’
팔계 : “스승님 저런 소리는 곧이들으실 게 못 됩니다. 부질없이 잠이나 밑질 뿐이지요. 제 보기에 이 달은 말입니다. ‘조각달 되었다가도 둥근 달 되는 품이 이 몸의 인생마냥 순탄치 않네. 남들은 영리해 많은 복 누리지만 나만은 어리석어 지청구만 받네. 내 오로지 경을 구해 죄업을 씻고서 기꺼이 천국으로 돌아가고 싶어라.’”

삼장 : “애들아, 길에서 몹시 지쳤을 테니 너희들은 먼저 잠자리에 들도록 해라. 난 경문을 한 권 읽고 나서 잠들 생각이다.”
오공 : "스승님은 어릴 적부터 배워 둔 경문이라면 어느 하나 익숙지 않은 게 없지 않습니까? 아직 공과가 끝나지 않으셨고 부처님도 만나 뵙지 못하셨으며 진경도 손에 넣지 못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무슨 경문을 읽으시겠다는 겁니까?“
삼장 : “난 장안을 떠난 이래로 고된 여행을 계속하다 보니 어릴 적 외었던 경문을 잊어버리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다행히 오늘 밤 여가가 생긴 터라 한 번 더 익혀보고 싶구나.”
제자들 : “그럼 저희들은 먼저 들어가 잘 텝니다.”
세 제자는 안으로 들어가 등나무 침대에 누워 잠이 들고 삼장은 선당문을 닫아걸고 등잔 심지를 돋워 올린 다음 경서를 펼쳐놓고 조용히 읽기 시작했습니다.


달이 밝은 오늘밤, 시상이 떠올라 서로의 마음과 생각을 나누고 모처럼 다들 평화롭게 지내는 그들입니다. 그들의 앞길도 오늘처럼 고요하게 지낼 수 있을까요?



다음시간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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