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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부에서 이름을 지워버리다-7화

편집부  |  2013-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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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H] 

 




생사부에서 이름을 지워버리다-7


 

[SOH] 이번 시간은 생사부에서 이름을 지워버리다의 두 번째 시간입니다. 지난 시간 오공은 동해용왕을 찾아가 여의봉을 얻은 후 갑옷마저 내놓으라고 떼를 씁니다. 과연 오공의 뜻대로 마음에 맞는 갑옷을 얻게 될까요?

 

남해용왕 오흠 : “형님, 무슨 일이십니까? 얼마나 긴급한 일이기에 이렇게 종과 북을 울려 저희를 부른 것입니까?”

 

남해용왕 오흠의 말에 용왕은 큰 한숨을 쉬며 손을 홰홰 내저었습니다. 그 모습은 용왕의 품위를 잃은 초라한 노인의 모습이었지요. 용왕은 세 아우에게 그 동안 오공과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고 의논 끝에 북해용왕이 우사보운리라는 장화를 서해용왕이 쇄자황금갑이라는 갑옷을 남해용왕은 봉시자금관이라는 투구를 내놓아 손오공을 돌려보낸 다음 천궁에 상소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오공은 주는 대로 받아 금관을 쓰고 황금 갑옷을 입고 보운 장화를 신고 여의봉을 들고 그제야 갈 채비를 했습니다.

 

손오공 : “너무 시끄럽게 굴어서 미안하오.”

 

용궁을 나선 오공은 단숨에 철다리를 뚫고 올라왔습니다. 다리 가에서 늙은 네 원숭이의 지시에 따라 오공을 기다리고 있던 무리들은 물 한 방울 젖지 않은 금빛 찬란한 오공의 모습에 깜짝 놀라 그 자리에서 일제히 무릎을 꿇었습니다.

 

원숭이들 : “대왕님! 천세 대왕님, 천세천세천천세 만세만세만만세!”

 

득의양양해진 오공은 여의봉을 마당 가운데 세워놓고는 보좌 위에 높이 앉아 만면에 미소를 지었지요. 원숭이들은 호기심에 이끌려 다가가 그것을 만지며 들어보려 했지만 왕잠자리가 아름드리나무를 흔들어 보는 격으로 여의봉은 끄덕도 하지 않았습니다. 원숭이들은 저마다 고개를 흔들며 혀를 홰홰 내둘렀지요.

 

원숭이 : “대왕님 이렇게 무거운 것을 어떻게 가져오셨습니까?”

 

손오공 : “모름지기 물건이란 제각기 자기의 주인이 정해져 있기 마련이다. 원래 이 여의봉은 길이가 두 장이 넘고 굵기가 한 아름도 더 되는 것이다. , 그럼 비켜들 서거라. 내가 이것을 변하게 해보여 줄 테니. 아싸라비아뽀삐야 작아져라! 작아져라! 작아져라!”

 

원숭이들 : “! 저것이 자수바늘만큼 작아져 대왕님 귓속으로 들어갔네. 대왕님! 그것을 다시 한 번 변하게 해주십시오.”

 

손오공 : “, 이것을 내 손바닥에 놓았다. 잘 보거라. 아싸라비아뽀삐야 커져라! 커져라! 커져라!”

 

여의봉은 삽시에 굵기가 한 아름. 길이가 두 자나 되게 커졌습니다. 신이 난 오공은 다리를 건너 수렴동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리고는 여의봉을 손에 쥐 채 한껏 폼을 잡으며 허리를 쭉 펴면서 법천상지(法天象地)의 둔갑술을 부렸습니다.

 

손오공 : 아싸라비아뽀삐야 늘어나라.”

 

오공이 소리치는 대로 그의 몸은 만 길이 넘게 늘어나 머리는 태산 같고, 허리는 준령처럼 길어졌으며 눈에선 번갯불이 일고 물 함박 같은 입에 이빨은 창처럼 날카로워졌습니다. 오공이 쥐고 있는 여의봉은 위로 33천에 가 닿았고 아래로는 18층 지옥 속을 뚫고 들어갔지요. 그 바람에 산속의 짐승들과 요괴들 72동의 마왕이 놀라 머리를 땅에 박고 전전긍긍했어요. 법술을 거두어들인 오공이 다시 여의봉을 자수바늘만큼 작게 만들어 귓속에 감추고 수렴동으로 돌아오자 각 동의 마왕이 찾아와 기다리고 있다가 오공에게 축하인사를 했습니다. 수렴동은 기치와 창검이 수풀처럼 일어서고 북소리 꽹과리 소리로 떠나갈 듯했지요. 오공은 두 마리의 꽁무니가 빨간 원숭이와 두 마리의 등이 넓은 원숭이 네 마리 늙은 원숭이를 맹장으로 임명하고, 그 밖에 요소마다 군영을 세우고 원숭이들에게 상과 벌을 주는 등 나라 안의 모든 일은 네 맹장이 처리하도록 분부했습니다. 그리고 오공은 근두운을 타고 산과 바다를 누비며 마음껏 자유를 누렸습니다.

 

이렇게 여유로운 세월을 보내는 동안 우마왕, 교마왕, 붕마왕, 사타왕, 미후왕, 우융왕들과 사귀게 되었고, 오공을 포함한 그들 일곱은 결의형제를 맺었습니다. 오공은 만 리 길도 문 앞 드나들 듯하며 날마다 그들과 만나 문무를 강론하고 술잔을 기울이며 노래와 춤으로 세월을 보냈지요. 어느 하루 오공이 여섯 형제들을 초대하여 성대한 주연을 베풀고 나서 그들을 배웅한 후 이내 소나무 그늘에 누워 잠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흉측하게 생긴 사자 둘이 손오공이라고 쓴 영장을 들고 나타나 다짜고짜 그를 잡아 묶는 통에 오공은 이렇다 할 반항 한 번 못하고 어느 한 성 밖으로 끌려 나왔습니다. 오공이 차츰 술에서 깨어나 바라보니 성곽 위의 간판에 유명계(幽冥界)라는 세 글자가 큼직하게 쓰여 있었지요. 오공은 크게 놀라 소리쳤습니다.

 

손오공 : “아니, 유명계라면 염라대왕이 있는 곳이 아닌가! 내가 어떻게 이런 저승엘 오게 된 거지?”

 

저승사자 : 허허허허허 이제 이승의 네 명은 끝났다. 우린 그에 따라 너를 잡아가는 것이다.”

 

손오공 : “뭣이 어째? 어리석은 녀석들 같으니! 나는 이미 삼계를 초월하고 오행에서 벗어난 신선이다. 네 녀석들은 이런 것도 모르고 나를 함부로 잡으러 온 것이냐?”

 

두 저승사자는 오공의 말은 아랑곳하지 않고 무작정 그를 끌고 성으로 들어가려 했습니다. 화가 치밀어 오른 오공이 귓구멍에서 여의봉을 꺼내 손에 들고 흔들자 여의봉은 즉시 홍두깨만큼 커졌습니다. 오공은 그것을 휘둘러 두 사자를 때려눕히고, 몸에 감긴 오랏줄을 풀고는 성안으로 쳐들어갔습니다. 오공의 난데없는 출현에 우두귀(牛頭鬼)와 마면귀(馬面鬼)들은 깜짝 놀라 뺑소니쳤으며 귀졸들은 급하게 삼라전으로 몰려가 염라대왕에게 아뢰었습니다.

 

귀졸들 : “대왕님! 큰일 났습니다. 밖에 뇌공같이 생긴 털보 녀석이 마구 쳐들어오고 있습니다.”

 

이 보고에 십대 명왕은 황급히 옷을 바로 입고 나와 섬돌 앞에 버티고 서 있는 오공을 대변했지요.

 

십대 명왕 : “신선은 도대체 뉘시오?”

 

손오공 : “너희는 내 이름도 모르면서 감히 나를 잡으러 사자를 보냈더냐? 난 화과산 수렴동의 하늘이 낳은 성인 손오공님이시다.”

 

귀졸들 : “노여워 마십시오. 세상에는 같은 성 같은 이름이 부지기수이니 이건 틀림없이 사자가 신선님을 잘못 알고 일을 그르친 것 같습니다.”

 

손오공 : “허튼 소리 말라! 속담에도 틀리는 관원은 있어도 틀리는 하인은 없다고 했다. 빨리 가서 생사부를 가져오도록 해라!”

 

오공의 여의봉을 휘두르는 횡포에 겁을 먹은 십대 명왕은 판관을 시켜 오공에게 생사부를 가져다주게 했습니다. 오공은 손수 생사부를 한 장 한 장 넘기다가 제1350호에 이르러 하늘이 낳은 돌원숭이 수명은 342라고 적혀 있는 것을 보고는 붓에 먹물을 듬뿍 묻혀 자신의 이름과 원숭이들의 이름을 돌아가며 깡그리 지워 버리고는 의기양양하게 저승 문을 나섰습니다. 이때부터 불로장생하는 원숭이가 많게 되었는데 이는 저승의 명부에 그 이름이 적혀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느 날. 우주에서 가장 거룩하고 자비로우신 옥황상제에게 동해용왕 오광의 상소문이 전해졌습니다. 상소문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지요.

 

수원하계의 동승신주에 살고 있는 소신 동해 용왕 오광은 삼가 대천성주이신 현궁상제님께 아룁니다. 요즘에, 화과산에서 태어나 수렴동에 살고 있는 요선 손오공이란 자가 소신의 수궁에 침입해 병기와 갑옷을 내놓으라면서 행패를 부렸습니다. 그자는 함부로 무예를 뽐내고 신통력을 부렸는데, 그 도술이 이만저만이 아니어서 저 뿐만 아니라 남해, 서해, 북해의 용왕들까지 어쩔 바를 몰라 쩔쩔 매었습니다. 저희는 그자를 도저히 당해낼 수가 없어 부득이 신비로운 철봉을 비롯해 금관과 갑옷과 장화를 그자에게 내주었습니다. 바라옵건대 폐하께옵서 천병을 내리시어 그 요마를 무찔러 하해와 오악을 편안하게 하고 수원하계를 보존하게 해주소서.

 

옥황상제께서 상소문을 막 읽었을 때 갈선옹천사가 들어와 유명교주의 지장왕 보살의 상소문을 전했습니다. 거기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유명경계는 땅의 저승입니다. 하늘에 신선이 있듯이 땅에는 귀신이 있고 음양은 서로 바뀌며, 금수는 자웅이 교체되며 생명이 생성됐다 소멸되면서 후대를 이어감은 우주의 법칙입니다. 그런데 화과산 수렴동에 하늘이 낳았다는 원숭이 요괴 손오공은 횡포하기 이를 데 없고 저승의 부름에 복종하지 않습니다. 그자는 신통을 부려 지부의 두 사자를 때려죽이고 십대 명왕을 놀라게 했을 뿐 아니라 삼라전에 뛰어들어 생사부를 빼앗아 원숭이들의 이름을 모조리 지워 버렸습니다. 이에 빈도는 송구한 마음으로 폐하께 빕니다. 부디 천병을 보내주시어 요마를 쳐 없애고 음양을 바로잡아 지부의 안녕을 길이 유지하게 해주소서.

 

상소문을 읽고 난 옥황상제는 중신들에게 물었습니다.

 

옥황상제 : “도대체 이 요사한 원숭이는 언제 생겨났길래 그런 도술을 배워냈단 말이냐?”

 

이 물음이 채 끝나기도 전에 천리안과 순풍이가 얼른 앞으로 나섰습니다.

 

천리안과 순풍이 : “그 원숭이는 3백 년 전에 하늘이 낳은 돌원숭입니다. 처음엔 보잘 것 없었으나 요 몇 해 사이에 어디서 그런 도술을 닦아 신선이 되었는지 용을 잡고 범을 누를 만한 힘과 재주를 가지고 있습니다.”

 

옥황상제 : “그렇다면 어느 장군이 하계로 내려가 그놈을 잡아오겠느냐?”

 

이때 뭇 신하들 속에서 태백금성이 앞으로 나와 옥황상제에게 간했습니다.

 

태백금성 : “폐하 무릇 삼계에 속하는 것들 가운데서 몸에 구멍이 아홉 개 있는 자는 모두 도를 닦아 신선이 될 수 있습니다. 그 원숭이로 말하면 천지와 일월의 정기를 타고난 데다, 머리는 하늘을 이고 다리는 땅을 딛고 있으며 아침이면 이슬을 먹고 저녁엔 노을을 마셔왔습니다. 게다가 지금은 선도를 닦아 냈으니, 인간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그러니 폐하께서 은혜를 베푸시어 그자를 하늘로 불러다 미관말직이나마 벼슬을 주어 천궁에 머물러 있게 하심이 어떠할까 합니다.”

 

옥황상제 : “과연 경의 말이 옳도다! 경의 생각대로 하도록 하라!”

 

이렇게 하여 성지를 받은 태백금성은 구름을 타고 곧바로 화과산 수렴동으로 내려가 손오공을 데리고 하늘나라로 올라가게 되었지요.


하늘나라 신선 자리에 높이 천거되어

이름이 신선 명부에 들어가게 되었구나.

 

 

그러면 손오공은 천상의 신선 반열에서 무슨 벼슬을 얻게 되는 것일까요. 다음 회를 기대하세요.

 

 

-2023년 5월 4일 수정-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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