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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의 도움으로 요괴를 잡고 스승을 구하다-73화

편집부  |  2018-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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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H]  지난 시간 보살을 만나 도움을 청한 오공은 요괴가 있는 동굴에 도착하였습니다.


보살은 구름을 낮추게 하고 ‘암’자의 주문을 외우니 온 산의 토지신들이 우르르 몰려와 보살에게 절을 했습니다.



보살 : “너희들은 놀라거나 떠들 필요가 없다. 난 오늘 이 산 요괴를 잡으러 왔을 뿐, 너희들은 이 산 속을 샅샅이 수색해 2,3백리 안에 어떤 생물도 남겨 놓지 말고 모조리 산정으로 옮겨 가도록 해라.”
명령을 받은 토지신들은 조심스레 물러갔는데 이윽고 되돌아와 복명을 했습니다.
보살 : “모조리 산 위에 옮겨 갔으면 이젠 다들 돌아가도록 해라.”
그런 다음 정병을 한쪽으로 기울이니 그 병에서는 물이 콸콸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니 마치 벼락을 치듯 요란한 소리였습니다. 보살은 오공에게 손을 내밀라 하더니 ‘미’자를 써주며 말했습니다.
보살 : “오공아. 주먹을 꼭 쥐고 얼른 가 요괴와 싸움을 걸어라. 그러되 이기지 말고 지는 척하면서 내게 유인해 오너라. 그럼 내 법력으로 그놈을 잡아 치울 테니까.”
오공은 보살의 명령에 따라 곧바로 요괴를 찾아가 동굴 어귀에 이르러 주먹과 철봉을 내흔들며 고함을 질렀습니다.
오공 : “요괴 놈아. 문 열어라!”
졸개 : “손행자가 또 찾아왔습니다.”
마왕 : “문을 닫아걸고 그냥 내버려 두어라.”
오공 : “이놈아! 이 애비를 문밖에 내버려둔 채 문도 안 열어 줄 셈이냐?”
졸개 : “대왕님, 손행자놈이 계속 대왕님에게 욕설을 퍼붓고 있습니다.”
마왕 : “그냥 내버려두라니까”
두 번이나 소리를 질러도 상대를 하지 않는 데 부아가 치민 오공은 철봉으로 문을 쳐 큼직한 구멍을 하나 뚫어놓았습니다. 문까지 부셔버린 오공에게 화가 난 마왕은 밖으로 뛰쳐나와 긴 창을 비껴들고 호통을 쳤습니다.
마왕 : “정말로 무례하기 짝이 없구나. 내 목숨만은 살려두었거늘 뭣이 부족해 날 찾아와 성가시게 구는 게냐? 내 널 무슨 죄로 다스려야 할지 모르겠구나.”
화가 치민 마왕은 창을 들어 오공의 가슴을 향해 내지르고 오공은 철봉을 들어 막았습니다. 그렇게 몇 합을 싸운 오공은 도망을 치곤했습니다.
마왕 : “아니, 지난번에는 제법 싸우는 것 같더니 오늘은 도망가기에 바쁘구나. 겁먹은 게냐?”
오공 : “이 녀석아, 난 네 놈이 불을 내뿜을까봐 겁이 나서 그런다.”
마왕 : “불은 내뿜지 않을 테니 어디 덤벼 보아라.”
오공의 계책인 줄 모르는 요괴는 창을 휘두르며 오공을 뒤쫓고 오공은 철봉을 끌면서 주먹을 폈습니다. 잠시 후 그들 앞에 보살의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오공 : “요괴 놈아! 내 너에게 항복하마. 이만하고 날 용서해주는 게 어떠냐? 넌 이미 남해의 관음보살님이 계시는 곳까지 왔는데 어째서 아직도 돌아갈 생각을 않는 게냐?”
오공이 몸을 날려 보살의 신령스러운 빛발 속에 숨자 요괴는 오공의 그림자를 잃고 말았습니다.
마왕 : “네가 손행자가 청해온 원군이냐?”

 “아니 왜 대답을 않는 게냐? 네가 손행자가 불러온 원군이냐 말이다!”

질문에 답하지 않고 관음이 가만히 있자 화가 난 요괴는 보살의 가슴을 향해 창을 내찔렀지만, 오히려 보살은 한줄기 금빛 광선이 되어 하늘 높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오공 : “보살님, 저를 놀리시는 겝니까? 왜 가만히 계시더니 연화대마저도 버린 채 도망을 치시는 겁니까?”
보살 : “잠자코 저 놈이 어떻게 하는지 보고만 있거라.”
마왕 : “원숭이 놈이 날 잘못 보았지. 어디서 저런 얼뜨기 보살을 청해오더니 상대가 안 되니 그만 연화대마저도 버려두고 도망을 치네!  어디한번 저 연화대 위에 올라가 앉아볼까!”
요괴는 보살의 자세를 흉내 내 복판에 올라가 손을 가슴에 대고 다리를 포개고 앉았습니다. 
오공 : “아니 이런, 저 연화대마저도 저놈 손에 들어갔구나.”
보살 : “오공아. 너 또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게냐?”
오공 : “제가 뭔 말을 했겠습니까? 이제 저 연화대를 요괴가 깔고 앉았으니, 되찾을 생각일랑 마십시오.”
보살 : “난 저 놈이 올라가 앉길 기다리고 있었다. 잔소리 말고 내 법력을 보기나 해라”
보살은 버들가지를 들어 아래를 가리키며 소리쳤습니다.
보살 : “꺼져라”
그러자 연화대는 간데없이 사라지고 주위에 서렸던 상서로운 빛도 가뭇없이 사라지니 요괴는 칼끝위에 앉아 있는 것이었습니다.

보살 : “혜안아. 넌 항요저(요괴를 항복시키는 절굿공이)를 가지고 가서 칼자루를 두드리고 오너라.”
혜안은 곧 구름을 낮춰 항요저로 칼자루를 천 여 번 넘게 내리치니, 칼끝이 요괴의 다리를 꿰뚫어 살가죽이 찢기고 피가 흘러내렸습니다. 요괴는 이를 악물고 아픔을 참다가 창을 내던지고, 손으로 칼을 뽑아내려고 바동거렸습니다.
오공 : “보살님, 저 요괴 놈은 별로 아파하지도 않고 도리어 칼을 빼내려고 하고 있는데요.”
보살 : “혜안아! 저 놈의 목숨만은 해치지 말도록 해라.”
 그런 뒤, 버들가지를 아래로 드리우며 ‘암’자의 주문을 외니 천강도의 끝이 낚시처럼 오그라들며 더는 빼낼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제야 요괴는 당황한 나머지 손으로 칼끝을 바루면서 비명 섞인 소리로 애걸했습니다.
마왕 ; “보살님. 제가 눈이 멀어 그만 당신의 법력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부디 자비심을 베풀어 목숨만은 살려주십시오. 앞으론 다시는 나쁜 짓을 하지 않고 불문에 귀의해 수행을 하겠습니다.”
보살은 요괴가 수그러들자 오공과 혜안 그리고 흰 앵무새를 앞세우고 요괴 앞으로 내려왔습니다.
보살 : “넌 나의 가르침을 받겠느냐?”
마왕 : “(눈물을 흘리며)목숨만 살려 주신다면 가르침을 받겠습니다.”
보살 : “우리 불문에도 들어오고?”
마왕 : “목숨만 건질 수 있다면 불문에도 들어갈 겝니다.”
보살 : “그렇다면 내 너에게 마정수계를 해주마.”
보살은 소매 안에서 금으로 된 배코칼을 꺼내 요괴 곁으로 다가와 머리를 깎아주었습니다. 그런데 전부 깎아버리는 게 아니라 세 줌쯤 남겨 어린애 모양으로 동그랗게 땋아 올리는 것이 아니겠어요?
오공 : “(깔깔웃으며)너 이 요괴 놈아! 꼴 보기 좋게 되었구나. 사내인지 계집인지 통 분간 할 수 없게 됐구나.”
보살 : “네가 이왕 내 가르침을 받는 한, 나도 널 홀대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부터 내 너를 선재동자라 부르고 싶은데 어떠냐?”
요괴는 연신 목숨만 살려 달라 빌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보살은 연화대를 가리키며 ‘꺼져라’하고 외쳤습니다. 그러자 천강도는 모조리 땅위에 떨어지고 동자는 몸에 상처 하나 나 있지 않았습니다.
보살 : “혜안아! 넌 이 칼들을 천궁에 가져다 부왕께 돌려 드려라. 그런 뒤 마중하러 오지 말고 보타암으로 돌아가 여러 제천들과 함께 기다리고 있도록 하여라.”
 이런 와중에도 동자는 야성이 채 가셔지지 않았습니다.
아픈 곳도 하나 없고 단지 아이처럼 머리가 땋아져 있을 뿐, 순간 동자는 보살을 향해 긴 창을 휘둘러댔습니다.
동자 : “너 같은 보살에게 무슨 진짜 법력이 있어 나를 항복시킬 수 있었겠느냐? 알고 보니 이런 속임수를 썼던 게로군. 가르침이고 뭐고 다 집어치우고 이 창 맛이나 보아라!”
동자가 보살의 얼굴을 향해 창을 내지르자 오공은 천둥같이 화를 내며 철봉을 들어 동자를 때려눕히려 했습니다. 보살은 다급히 소리쳤습니다.
보살 : “오공아, 가만있어라. 내 그놈을 처치할 테니!”
그런 다음 소매 속에서 금테 하나를 끄집어냈습니다.
보살 : “이 보물은 원래 여래님께서 내게 주신 김, 긴, 금이란 세 개의 죔 테니라. 그 중에서 긴고아는 이미 너의 머리에 씌워주고, 금고아는 수산대신에게 씌워주었지. 이 김고아만은 아직 아무에게도 씌워 주지 않고 있었는데 오늘 이 요괴 놈이 무례하기 짝이 없으니 이것을 씌워줘야겠구나.”
보살은 김고아를 손에 들고 바람을 향해 한번 내 흔들며 ‘변해라’하고 외쳤습니다. 그러자 김고아는 순식간에 다섯 개의 똑같은 금테로 변하고 보살이 ‘씌워져라’를 외치니 하나는 동자의 머리에, 나머지 네 개는 두 손목과 두 발목에 각각 씌워졌습니다.
보살 : “오공아, 비켜 서거라. 내 김고주를 외울 테다.”
오공 : “아니 보살님. 무슨 일이십니까? 제가 보살님을 청해 요괴를 항복시키게 했는데 무엇 때문에 절 벌주시려는 겁니까?”
보살 : “이놈아. 이것은 긴고주가 아니라 김고주란 말이다. 저 동자를 벌주는 주문이란다.”

보살이 몇 차례 연거푸 김고주 주문을 외자, 동자는 손으로 얼굴을 집어 뜯고 사지를 버둥거리며 땅위에서 나뒹굴어댔습니다.
오공 : “얘야, 보살님께서 네가 잘 자라지 못할까 특별히 목걸이와 팔찌를 채워 주셨구나.”
오공의 놀림에 화가 치민 동자가 창을 집어 들자 오공은 잽싸게 몸을 피해 보살 뒤에 가 숨었습니다.
오공 : “보살님. 어서 주문을 외워주십시오.”

보살은 급히 버들가지에 감로수를 찍어 동자를 향해 짓뿌리며 나직이 소리쳤습니다.
보살 : “합쳐져라.”
그러자 동자는 창을 떨어뜨리고 두 손을 앞가슴에 모두어 붙인 채, 더는 떼지 못했습니다. 꼼짝할 수 없게 된 동자는 비로소 법력의 원대함을 깨닫고 마침내 보살 앞에 엎드려 절을 하고야 말았습니다. 보살이 진언을 외워 정병을 기울이니, 쏟아 놓았던 물을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죄다 정병 속에 끌어넣었습니다.

보살 : “오공아. 이 요괴가 지금 항복은 했지만 아직 야심이 채 가라앉지 않았구나. 난 이 놈을 한 걸음에 한 번씩 절을 시키면서 낙가산까지 데리고 갈 테니, 넌 어서 동굴 안에 들어가 스승님을 구출해 내도록 해라.”
오공 : “보살님 고맙습니다. 제가 먼저 모셔다 드리지요.”
보살 : “아니다. 날 바래다줄 건 없다. 늦었다간 네 스승님의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을 것이니.”

오공은 기뻐하며 고개를 숙여 작별을 고한 뒤, 서둘러 오정이 기다리는 숲속으로 돌아갔습니다. 오공이 오기만을 눈 빠지게 기다리던 오정은 오공이 싱글벙글 웃으며 나타나자 반갑게 맞이하며 말하였습니다.
오정 : “형, 왜 이제야 돌아오는 거야? 조바심이 나서 난 죽을 뻔 했다구.”
오공 : “넌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 게냐? 내 벌써 보살님을 청해 요괴 놈을 항복시켰단 말이다.”
오공은 법력으로 요괴를 물리친 과정을 일일이 들려주었습니다.

오정 : “형, 그럼 빨리 스승님을 구하러 가자구.”
그 길로 오공과 오정은 동굴 속 요괴들을 처단하고 가죽주머니를 끌러 내 팔계를 구해주었습니다. 팔계는 오공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였습니다. 그런 다음 급히 뒤쪽으로 달려가 보니 삼장은 벌거벗은 알몸으로 뜰 복판에 묶여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오정이 한걸음 먼저 달려가 포승을 풀어주자 오공은 옷을 가져다 삼장에게 입혀주었습니다, 그러고는 세 제자가 일제히 삼장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제자들 : “스승님, 고생하셨습니다.”
삼장 : “제자들아. 너희들의 수고가 많았구나. 헌데 그 요괴는 어떻게 항복시킬 수 있었느냐?”
오공은 보살을 청해 요괴를 항복시킨 과정을 다시 한 번 삼장에게 설명하였습니다. 삼장은 황급히 무릎을 꿇고 남쪽을 향해 배례를 했습니다.
오공 : “스승님, 보살님께 감사를 드리실 거 없습니다. 우린 그 분에게 동자 하나를 새로 얻게 해 드린 셈이니까요.”

 오공은 오정을 시켜 동굴 속의 보물을 끌어 모으게 하는 한편, 찾아낸 쌀로 밥을 지어 삼장을 대접했습니다.



 요괴의 동굴을 나선 사제들은, 다시금 말 위에 올라 경을 얻어 오고야 말겠다는 굳은 결심을 품고 서쪽을 향해 떠나갔습니다. 그들의 앞길은 이제 평탄할까요? 



다음 시간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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